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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왔습니다!: 실리콘밸리, 워싱턴 D.C. 그리고 텍사스
5.0
  • 조회 75
  • 작성일 2026-05-19
  • 작성자 이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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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출근해 하루를 보내다 보면 '실리콘밸리'라는 단어는 그냥 TV 속 이야기처럼 스쳐 지나간다. 엔비디아 주가가 올랐다더라, 테슬라가 또 뭔가를 발표했다더라 하는 뉴스들이 귀에 들려오긴 하는데, 솔직히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
그냥 오르면 좋고 내리면 속상한 수준이었다. 주변 동료들도 다들 미국 주식 한두 종목씩은 갖고 있다고 하는데, 막상 왜 그 주식을 샀냐고 물어보면 "그냥 유명하잖아요"라는 대답이 돌아오기 일쑤다.
나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뭔가 제대로 알고 투자해야겠다는 생각은 늘 있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러다 이 책을 집어 들었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들이 직접 실리콘밸리, 워싱턴 D.C., 텍사스를 돌아다니며 보고 들은 것들을 정리한 책이라는데, 첫 장을 펼치자마자 '이거 나 같은 사람 위해 쓴 거 아닌가' 싶었다. '누가 나 대신 미국에 가서 직접 보고 알려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출발했다는 대목에서 괜히 웃음이 났다. 딱 내 생각이었으니까. 스마트폰만 있으면 미국 주식을 실시간으로 살 수 있는 시대인데, 정작 그 회사가 어떤 곳에서 어떤 분위기로 돌아가는지는 아무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

내용은 자율주행, 첨단 안보, 미국 정부 정책 같은 주제들인데, 처음엔 '나 이런 거 어려운데' 싶었다. 그런데 막상 읽어보니 생각보다 술술 읽혔다. 현지에서 직접 보고 느낀 것들을 적어서인지, 딱딱한 보고서 느낌보다는 여행기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어디 가서 누구를 만났고 어떤 분위기였는지가 담겨 있으니,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그림이 그려졌다. 전문가가 쓴 글인데도 어렵다는 느낌이 별로 없었던 건, 아마 숫자보다 현장의 이야기를 앞세웠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특히 미국 정부가 어떤 산업을 어느 방향으로 밀고 있는지에 관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평소에 뉴스를 봐도 그냥 흘려들었던 내용인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맥락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자율주행 하나만 해도 단순히 기술 이야기가 아니라 정책, 규제, 기업 간 경쟁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걸 처음으로 실감했다. 주식 하나를 사더라도 이런 큰 흐름을 알고 사는 것과 모르고 사는 건 분명히 다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막연하게 이름만 알던 기업들이 조금씩 입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한 것도 이 책 덕분이었다.

솔직히 책을 다 읽고 나서 바로 투자를 잘하게 된 건 아니다. 여전히 모르는 것투성이고, 주가가 왜 오르고 내리는지 다 이해한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그래도 뭔가 막연하게만 느껴지던 미국 경제와 산업이 조금은 가깝게 느껴지게 됐다. 같은 뉴스를 봐도 예전과는 다른 질문이 생겼고, 그게 이 책이 준 가장 큰 선물이었다. 판매 수익금을 금융 소외계층에 기부한다는 것도 괜히 뿌듯했다. 나 같은 평범한 직장인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그러면서도 뭔가 하나쯤은 건져갈 수 있는 유익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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