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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 1
5.0
  • 조회 0
  • 작성일 2026-05-29
  • 작성자 곽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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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오쿠다 히데오의 다른 소설들이 늘 그렇듯, 초반부터 등장인물이 쏟아져 나옵니다. 평소 소설 속 주인공 이름은 꽤 잘 기억하는 편인데도, 이 책은 초반에 인물 관계가 살짝 헷갈릴 정도였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주요 용의자가 무려 3명이나 등장한다는 것입니다. 이야기는 이 세 명의 행적을 번갈아 파헤치며 긴박하게 흘러갑니다. 그런데 <리버>는 용의자들의 기발한 트릭을 간파하고 범인을 좁혀나가는 식의 전개를 따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현장감 넘치는 '범죄 수사극'에 가깝습니다.

​현직 형사, 전직 형사, 피해자의 아버지, 그리고 기자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너무나도 다양한 사람들이 사건의 진상을 쫓기 위해 숨 가쁘게 달리는 모습을 지켜보게 만듭니다. 그 촘촘한 이야기 속에서 얽히고설킨 이해관계와 하나의 '사건'을 바라보는 다채로운 시선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독자인 저 자신도 사건 주변을 서성이는 하나의 주변 인물이 되어가는 듯한 강렬한 몰입감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결말에 대해 짧게 이야기하자면,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한 충격적인 반전이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면서 내심 '이렇게 끝났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던 결말에 가까워져서 개인적으로는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복잡한 추리 문제를 멋지게 맞혔다는 쾌감보다는, '그래, 왠지 이렇게 흘러가야만 할 것 같았어'라는 인과율에 대한 묘한 안도감이랄까요.

​다만, 한 편으로는 칼로 무를 자르듯 아주 확실한 끝맺음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소설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화자가 의외의 인물이라는 점에서는 살짝 아쉬운 마음도 남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이 가진 속도감과 입체적인 캐릭터들은 영상화하기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영화나 시리즈물로 제작되어도 아주 훌륭한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올해는 소설을 조금 더 많이, 깊이 있게 읽어보려고 노력 중입니다. <리버>를 통해 오쿠다 히데오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했으니, 다음 책으로는 미뤄두었던 닥터 이라부 시리즈의 최신작 <라디오 체조>를 펼쳐볼 생각입니다. 오쿠다 히데오 특유의 유쾌한 세상과 다시 한번 마주할 시간이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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