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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개정판)
5.0
  • 조회 138
  • 작성일 2026-05-04
  • 작성자 이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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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폭력성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인간의 폭력성은 초기 인류 사회에서 생존을 위한 수단이었다.

사냥과 채집을 통해 식량을 구하고 다른 집단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수단으로 폭력이 허용되었다. 생존과 번식을 위해 경쟁하는 과정 속에서 어쩌면 인간의 폭력성은 자연스럽게 용인되고 허용되었으며 우리 인간의 DNA 속에 각인되었을지도 모른다.

이 책 『채식주의자』에서 한강 작가는 폭력의 악순환을 끊고 인간의 한계를 넘어 나무가 되고자 한 여성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무리 가족일지라도 타인이 개인에게 가하는 억압과 강요는 폭력이다. '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선언한 영혜에게 고기를 억지로 먹이고, 고기를 먹으라고 강요하는 행위 또한 폭력이다. 한 개인이 가진 가치관에 대해 우리는 '그것이 옳다, 옳지 않다' 라고 가치 판단을 할 수 없지만, 우리는 가부장제 사회 속에서 가족이라는 이유로 사회적 규범과 가치관을 강요해 왔다. 그 규칙과 규범에 적합하면 '정상'이고 그 규칙과 규범에 대항하고 반항하면 '비정상'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작가는 '영혜'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그 주변 사람들인 영혜 남편, 영혜의 형부, 영혜의 언니 세 명의 시선으로 영혜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 불꽃>의 연작 소설을 통해 각 화자는 주인공 영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영혜는 직접적으로 등장하지 않는다. 타인의 눈에 보여진 영혜의 모습을 통해 영혜라는 인물에 대해 짐작할 수 있다. 마치 퍼즐 조각을 맞추듯이, 세 사람이 말하는 영혜의 모습을 모으면 '영혜'라는 하나의 큰 그림이 완성되어진다. 하지만, 마치 장님이 코끼리 만지듯 그들의 시선으로 보여진 영혜는 너무 달라서, 정말 같은 한 사람이 맞나 싶다. 다들 각자의 시선과 주관대로 판단하기에 우리는 정작 영혜의 마음을 알지 못한다.

꽃, 나무, 숲, 비. 물구나무를 서는 영혜의 세상은 동물의 세계가 아닌 식물의 세상이었다. 뿌리가 되고 잎이 나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비를 맞고 땅으로 흡수된 것이 나무에 흡수되는 순환의 세상이었던 영혜가 진정 원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알게 되었다. 그래서 아프게 그려지는 고통이었다. 누구도 영혜를 헤아려주지 않았고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 그녀의 아픔은 긴 시간 속에 새겨진 가족이 그려낸 것들이었다. 어린 시절 좋아했던 자두, 복숭아, 수박까지도 거부한 그녀의 고통과 분노, 아픔은 계속되고 있었던 것이다. 정신병원에서도.

수위가 높아서 다소 놀라웠지만 한글이 그려내는 문장의 전달력에 또 한 번 감동하면서 마지막까지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려고 노력한 시간들과 작품성에 놀라워하면서 읽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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