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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줄만 내 마음에 새긴다고 해도
5.0
  • 조회 0
  • 작성일 2026-06-01
  • 작성자 서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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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시인이 화가라면, 시가 그림이라면, 나는 이 그림을 꼭 갖고 싶다. 돈을 모으고 낯선 화랑에 가서 “이 그림을 살게요”라고 말하고 싶다. 방에 걸어 두고 내 마음에 걸어 둔 듯 바라보고 싶다. 시인이 그려놓은 밤 산책을 나도 사랑하기 때문이다.(밤 산책 중에서)

그 짧은 사이에도 우리는 한 편의 시를 좋아할 수 있고, 한 명의 시인을 좋아할 수도 있다. 또는 좋아하는 마음이 있었던 과거를 떠올릴 수도 있다. 잃어가는 좋아함을 회복한다는 것은 대단히 소중한 일이다.(서시 중에서)

외로움은 고약하지만, 치료해야 할 병은 아니다. 너도 나도 외롭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차라리 홀가분하다. 우리 모두 함께 외로운 것이라면 따로, 또 같이 외로워도 조금은 덜 외롭다.(정말 그럴 때가 중에서)

다시 만날 수 없대도 사랑은 쉽게 끝나지질 않는다. 사랑하면서 걸었던 길을 왔던 만큼 되짚어 가야만 사랑은 비로소 끝이 날 수 있다. 그러니까 외롭게 돌아가는 마음의 복귀까지도 ‘사랑’이다.(사랑 중에서)

상처는 순간이지만 아픔은 오래간다. 사건은 순간이지만 잔상은 오래간다. 우리는 잊은 듯 기억하고, 기억하는 듯 잊어간다. 그 미묘함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난감할 때 김소연의 시를 읽는다.(그렇습니다 중에서)

우리는 자주 주저하고, 불안하고, 겁을 먹는다. 우리가 특히 모자라서가 아니다. 삶이니까 불안하고, 사람이니까 겁이 난다. 시인은 디딤돌 위에서 떨고 있는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괜찮아, 강물에 발을 넣어도 돼. 건널 수 있어. 이렇게 용기를 준다.
우리는 때로 용감해지고 싶다. 그래서 누군가 움츠러든 내 어깨를 두드리면서 용기의 기운을 전달해주기를 내심 바란다. 이 시가 바로 그런 시다.(강물이 될 때까지 중에서)

시를 따라 쓴다는 것은 말의 감각을 손끝으로 익히는 일

시인들의 찬란한 문장을 따라 쓰며 언어의 밀도를 높이다.

나민애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단어의 중요성’과 ‘말의 감각’을 자연스럽게 배웠다. 시인인 아버지가 시에 쓰일 하나의 낱말을 찾기 위해 너덜너덜해진 사전을 붙잡고 몇 날 며칠 고민하던 모습을 곁에서 쭉 지켜봐 왔기 때문이다. 시는 그렇게 고르고 고른 말들의 결정체였다.

그런 시인의 언어를 손끝으로 따라 써보는 것이 ‘시 필사’다. 문장의 호흡, 단어의 떨림, 쉼표 하나의 여운까지 온몸으로 느끼는 과정은, 섬세하면서도 단정한 글쓰기를 익히는 데 더없이 좋은 훈련이 된다.

또한 시 속 감정을 곱씹으며 쓰는 필사는, 말로 표현하지 못한 감정을 정리하는 데 도움을 준다. 내가 이미 느끼고도 미처 이름 붙이지 못한 감정을, 시인은 단 한 줄의 문장으로 건네준다. 시를 따라 쓰는 동안 우리는 감각적인 문장을 배우는 동시에, 더 깊어진 ‘나’를 만나게 된다.

나를 일으키는 ‘인생 시’ 가장 짧지만 가장 강렬한 위로

나민애 저자는 신미나의 「이마」를 읽고 “시의 끄트머리를 잡고 일어섰다”고 말했다. 시는 3분 만에 읽을 수 있을 만큼 짧지만, 그 안에는 누군가를 일으켜 세울 만큼 강하고 선명한 힘이 담겨 있다.

시는 처음이라 낯설어도 괜찮다. 어떤 순간에 어떤 시를 읽으면 좋을지 친절하게 안내해 주기 때문이다. 그의 해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나만의 ‘시 플레이리스트’가 완성되어 있을 것이다.

기분에 따라 음악을 고르듯, 감정에 따라 시를 읽어보자. 출근길 버스 안, 잠 못 드는 밤, 문득 누군가가 그리운 저녁에도 시는 조용히 곁을 내어준다. 바람이 불어도 즐길 마음이 없고, 꽃이 피어도 바라볼 여유가 없는 당신에게, 오늘 하루를 다독여줄 한 편의 시를 선물해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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