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풍요를 청산하고 발견한 진짜 부자의 법칙
재테크와 부동산 공부를 시작하면서 펼쳐 든 "이웃집 백만장자"는 그동안 내가 가졌던 부자에 대한 환상을 완전히 깨부수는 책이었다. 책에서는 많은 자산가를 조사한 통찰을 바탕으로, 진짜 부자는 화려하게 과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남들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철저하게 자산을 모으는 '이웃집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 책이 제시하는 부자의 법칙들을 하나씩 읽어 내려가며, 나는 지난날 나의 소비 습관과 최근 내 삶에 찾아온 변화들을 깊이 돌아보게 되었다.
책에서 가장 먼저 강조하는 부자의 조건은 '소득과 소비의 철저한 분리'다. 저자는 아무리 고소득자라 하더라도 타인에게 부자로 보이기 위해 과도한 소비를 일삼는 '하이퍼 컨슈머(Hyper-consumer)'들은 결코 부자가 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 대목을 읽으며 나의 첫 직장 시절이 부끄럽게 떠올랐다. 당시 회사 분위기는 매년 당연하다는 듯이 명품 가방을 사고 자잘한 명품 액세서리를 소비하는 게 일종의 문화였다. 처음에는 휩쓸리지 않았지만, 연봉과 직급이 오르자 나 역시 군중심리에 이끌려 매년 명품 가방을 하나씩 사고 있었다.
하지만 회사를 그만두고 4년 동안 자격증 준비를 하며 긴 공백기를 가질 때 깨달았다. 평생 들 수 있을 것 같았던 비싼 가방들은 고작 몇 년 사이에 유행이 지나버렸고, 다시 이직한 지금의 직장에서는 들고 다니기도 멋쩍었다. 물건을 워낙 깨끗하게 쓰는 편이라 상태는 멀쩡한데도 유행이 지났다는 이유로 옷장에 모셔두게 되었을 때 엄청난 현타가 밀려왔다. 타인의 시선에 맞춘 명품 소비가 얼마나 허망한 신기루인지 뼈저리게 느낀 것이다. 그 뒤로는 명품을 사지 않고 격식에 맞는 깔끔한 몇십만 원짜리 기본 가방 한두 개로 만족하게 되었는데, 책이 말하는 '소비 통제'의 중요성을 비로소 몸소 이해하게 된 순간이었다.
또한, 책에서는 부자들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 자체에 고도의 몰입과 즐거움을 느낀다고했다. 부자들은 자산을 불리기 위해 예산을 짜고 계획을 세우는 데 엄청난 시간을 투자한다는 것이다. 나 역시 과거에는 "견문을 넓혀야 한다"는 핑계로 일 년에 세네 번씩 목적 없는 해외여행을 다니며 큰돈을 소비하곤 했다. 가기 전에 그 지역에 대한 공부를 열심히 하긴 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것 역시 '경험'이라는 이름 아래 행해진 거대한 소비에 불과했다는 생각이 든다. 멀리 한 번 다녀올 때마다 수백만 원씩 깨지는 비용이 커리어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지금은 큰 부담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다행히 작년부터 부동산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내 삶의 몰입 대상이 완전히 바뀌었다. 자산을 모으려면 부동산 씨드가 절실하다는 걸 깨닫고 나니, 명품이나 여행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이제는 소비를 통한 일시적인 쾌감보다 내 자산을 차곡차곡 축적해 나가는 과정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즐거움과 안정감을 준다. 책에서 말한 부자들의 자산 몰입 성향이 무엇인지 이제는 확실히 알 것 같다.
부의 축적에 있어 저자들이 강조하는 또 다른 핵심은 바로 절약과 저축이라는 '방어 능력'이다. 특히 부부 중 한 사람만 절약해서는 절대 부자가 될 수 없으며, 서로의 경제적 가치관이 일치해야 강력한 자산 형성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 부분을 읽을 때는 내 예비 배우자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 그는 주변에서 보면 궁상맞아 보일 정도로 돈을 정말 지독하게 잘 모으는 사람이다. 회사에서 삼시 세끼 밥이 다 나오니 무조건 회사에서 해결하고, 집에서는 닭가슴살이나 닭가슴살볶음밥 위주로 소박하게 먹는다. 불필요한 사치는 절대 하지 않고, 옷도 완전히 헤져서 제 기능을 다 해야만 새로 산다. 내가 완벽하게 하지 못하는 '철벽 방어'를 묵묵히 해내는 모습을 보면서, 이 사람과 함께 살면 나도 덩달아 돈을 잘 모으고 단단한 미래를 구축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우리가 결혼을 결심하게 된 가장 큰 계기도 결국 책의 조언처럼 경제적 지향점이 완벽하게 일치했기 때문이었다.
마지막으로 책의 후반부에 나오는 '부유한 부모가 자녀의 경제력을 망친다'는 교육관에 대한 지적은 향후 내 자녀 교육에 대해 깊은 이정표를 제시해 주었다. 저자들은 자녀에게 과도한 물질적 지원을 하거나 소비 환경을 만들어주면 오히려 독립심과 생존 능력을 해친다고 경고한다. 우리 부모님은 네 자매인 우리를 오직 '교육'에만 올인하여 정성껏 키워내셨고, 덕분에 좋은 학벌과 바른 인성을 갖출 수 있었지만 아쉽게도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경제 관념을 따로 배울 기회는 없었다.
그래서 나는 미래의 내 아이에게 정규 교육도 좋지만 진짜 세상에서 살아남는 '생존 교육'을 더 강조하고 싶다. 화재 대피 요령이나 성교육 같은 실전 지식은 물론, SNS 창업이나 작은 장사 같은 다양한 경제 활동을 어릴 때부터 직접 체험하게 해줄 생각이다. 특히 아이가 학원에 다닐 때는 네가 다니는 학원비가 얼마인지 정확히 알려주고, 이 돈은 엄마 아빠가 너의 먹을 거리와 입을 거리를 아껴가며 투자하는 상응하는 가치라는 점을 엄격하게 인지시킬 것이다. 스스로 선택했다면 최소 3개월에서 6개월은 책임감 있게 다녀야 하며, 부모의 피땀 어린 돈이 들어간 만큼 수업을 빼먹거나 대충 다녀서는 안 된다는 '돈의 무게'를 가르치는 것, 그것이 책이 말하는 진정한 독립심을 길러주는 유산이라고 생각한다.
"이웃집 백만장자"를 덮으며 내 지난날의 소비와 이직 과정, 부동산 공부를 시작한 선택, 그리고 결혼을 결심한 계기까지 모든 점들이 하나의 올바른 방향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남들에게 부자로 보이기 위한 화려한 삶을 과감히 청산하고, 소중한 사람과 함께 우리만의 내실 있는 자산을 단단하게 쌓아가는 것. 책이 제시한 이 평범하지만 위대한 법칙을 삶의 나침반 삼아 앞으로의 미래를 단단하게 가꾸어 나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