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유전학자 케빈 J. 미첼은 이 책에서 인간의 심리적 특성과 행동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유전학, 신경과학, 진화생물학을 넘나들며 탐구한다.
'본성이냐 양육이냐'는 오래된 이분법을 넘어서, 인간의 개성이 어디에서 비롯되며 우리가 진정한 의미에서 자유로운 존재인지를 묻는 것이 이 책의 출발점이다.
곧, 인간의 개성과 자유의지는 어디서 오는가에 대한 내용을 핵심 주제로 한다.
유전자는 설계도가 아니다
저자는 먼저 유전자 결정론의 단순한 시각을 반박한다.
유전자는 단순히 특정 형질을 '켜고 끄는' 스위치가 아니라, 뇌 발달 과정에서 확률적으로 작용하는 복잡한 프로그램에 가깝다.
같은 유전자를 가진 일란성 쌍둥이도 서로 다른 성격과 기질을 갖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발달 과정에서 발생하는 무수한 무작위적 변이들이 개인의 고유성을 만들어낸다.
그럼에도 미첼은 타고나는 개성의 실재가 있음을 말하며 기질, 지능, 성격, 정신질환에 대한 취약성 등 많은 심리적 특성이 상당 부분 유전적 토대를 갖는다고 강조한다.
환경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 아니라, 같은 환경도 유전적으로 다른 개인에게는 전혀 다르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즉, 인간은 수동적으로 환경에 빚어지는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고유한 본성으로 세상을 능동적으로 경험한다.
책의 가장 철학적인 대목은 자유의지 논쟁이다.
저자는 뇌가 물리적 인과관계의 산물이라는 사실이 자유의지를 부정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뇌의 복잡한 자기조절 능력과 내적 원인에 의한 행동이 곧 자유의지의 실질적 의미라고 본다.
우리는 유전자의 꼭두각시도, 환경의 산물만도 아닌, 고유한 내면에서 행동하는 주체적 존재다.
결론적으로 미첼은 인간의 개성과 자유는 유전자와 발달 과정의 복잡한 상호작용 속에서 실제로 출현하는 것이며, 이를 이해할수록 인간 존엄과 책임에 대한 시각이 더욱 풍부해진다고 마무리한다.
또한 과학이 인간을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복잡성과 고유성을 밝혀준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 메시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