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 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부터는 몸이 보내는 신호들이 예전과 달라짐을 많이 느낀다. 특히 소화력과 지구력 등은 눈에 띄게 떨어졌는데, 조금만 무리해도 며칠씩 가는 피로감, 그리고 건강검진 결과에 하나둘 늘어가는 항목들, 젊은 시절에는 지치지 않는 도구처럼 여겼지만, 이제는 몸이 내 뜻대로만 움직여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나이가 된 것이다. 이 책은 급박한 응급실. 그 사투의 현장을 인체라는 메커니즘을 현장에 실제 사례를 들어 풀어낸다. 책을 펼치면 소화기부터 심장, 호흡, 내분비, 그리고 중추신경계와 죽음까지 12개 장기의 이야기를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묘사했다.
특히 50대의 접어든 나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인체가 가진 경이로운 회복력이었다. 저자는 부러진 뼈가 서로를 향해 다시 다리를 놓고, 찢어진 살을 메우기 위해 세포들이 일제히 달려가는 과정을 묘사했는데, 돌이켜보면 지독한 스트레스와 부족한 수면 속에서도 내가 오늘날까지 큰 탈 없이 생활하고 있는 배경에는, 내 안의 세포들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밤낮으로 복구 작업을 해준 덕분이었다.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는 것 같지만, 결국 몸이 가진 자생력을 믿고 돕는 것에 불과하다는 저자의 고백은 이제까지 인지하지 못했던 부분이었다. 인상깊었던 부분은 마지막 장인 '삶과 죽음'에 관한 부분이었다. 주변 지인들의 부고가 잦아지고 부모님 세대의 노환을 지켜보며 죽음이라는 단어가 남 일 같지 않은 나이다.
특히나 80세 후반을 바라보는 양가집 부모님들을 지켜보자면 안타까울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응급실에서 수많은 사망선언을 해온 저자가 말하는 죽음의 과정은 엄숙했다. 숨이 멎어가는 와중에도 마지막까지 저항하는 신장의 이야기나, 뇌사 상태에서도 작동하는 인체조직 부분을 읽으며 죽음이란 단절이 아니라 마지막까지 생명을 유지하려는 인체조직의 마지막 시도임을 읽었을 때 죽음은 생명의 또다른 연장일 수 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즉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말이다. 이제부터라도 내 몸을 귀하게 여기고 잘 보존하면서 건강하게 살아야되는 이유도 찾은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