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쉼을 위한 큐레이션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우리는 종종 삶의 중심을 놓친 채 하루하루를 소진하며 살아간다. 『도쿄 큐레이션』은 그런 나에게 마치 멀리서 불어온 바람처럼 조용히 다가왔다. 여행서도 아니고, 단순한 도쿄 소개서도 아닌 이 책은 ‘살아내는 감각’에 대한 이야기였고, 동시에 나의 쉼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만든 안내서였다.
저자 이민경은 6년간 도쿄에 머물며 발견한 공간과 사람, 브랜드와 삶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그는 거창한 설명 없이 소소한 일상의 조각들을 큐레이션해 보여주는데, 바로 그 일상성 속에서 오히려 깊은 울림을 느꼈다. 익숙한 공간에 마음을 기댈 수 있는 힘,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나만의 리듬을 찾는 법, 그리고 ‘멋’보다는 ‘의미’에 집중하는 태도는 지금의 나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였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저자가 도쿄의 골목을 걸으며 자신만의 속도로 시간을 누리는 모습이다. 그 모습은 늘 시간에 쫓기듯 살아가던 내 일상을 정면으로 비추는 거울 같았다. 나는 언제 마지막으로 ‘나를 위한 하루’를 온전히 가져본 적이 있었을까. 일과 성과, 책임 사이에서 숨 돌릴 틈 없이 달려왔던 내 삶에 이 책은 ‘쉼도 충분히 의미 있는 선택’임을 조용히 말해주었다.
책을 덮고 나서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당신은 지금, 어디에 기대어 쉬고 있나요?” 일상이 무겁게 느껴질 때, 나를 지탱해주는 쉼의 공간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됐다. 커피 한 잔 놓인 창가, 좋아하는 음악이 흐르는 저녁, 의미 없이 걸어보는 동네 골목… 그렇게 나의 도쿄를, 나만의 큐레이션을 찾아가는 일이 어쩌면 진짜 ‘사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쿄 큐레이션』은 도시의 이야기였지만, 결국 사람의 이야기였고, 더 나아가 나 자신의 이야기였다. 삶은 늘 복잡하고 바쁘지만, 그 안에서 나만의 쉼을 큐레이션하는 감각이야말로 진짜 삶의 품격이 아닐까. 이 책을 통해 나는 ‘잘 쉰 사람만이 잘 살아낼 수 있다’는 당연한 진실을 다시 깨달았다. 그리고 이제는 나도 내 삶을 조금씩, 나만의 감도로 큐레이션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