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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들의 땅
5.0
  • 조회 214
  • 작성일 2025-07-29
  • 작성자 조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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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쓰홍 작가의 『귀신들의 땅』은 그 제목처럼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경계 위에서, 우리가 무심히 지나쳐온 공간과 존재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이 책은 단순한 ‘귀신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귀신이라는 상징을 통해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이들,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을 날카롭게 포착한다. 작가는 각 지역의 역사적, 사회적 맥락 속에서 ‘귀신’이 어떻게 탄생하고 기억되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산업화, 전쟁, 개발, 억압 등으로 인해 희생된 이들의 흔적을 쫓아가며, 그 흔적이 지워지지 않도록 하는 글쓰기의 역할을 되새기게 만든다.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보이지 않는 존재를 통해 드러나는 사회의 그림자’다. 귀신은 단지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망각 속에 방치된 과거와 고통을 대변하는 존재로 그려진다. 그것은 우리가 외면한 역사이며, 말해지지 못한 피해자들의 목소리다. 작가는 단순히 사실을 나열하지 않고, 현장을 직접 발로 뛰며 생생하게 목격한 감정과 공기를 독자에게 전한다. 그 감각적인 서술은 독자에게 시각 이상의 감각, 즉 공감과 성찰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귀신들의 땅』은 무겁기만 한 책이 아니다. 작가는 적절한 거리감과 유머, 그리고 인간적인 시선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덕분에 독자는 어느 순간 무섭기보다 먹먹한 감정에 사로잡히게 되고, '귀신'이 왜 그곳에 있을 수밖에 없었는지를 이해하게 된다. 이 책은 결국 ‘기억’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누군가의 아픔을 기억하지 않는 사회는 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밖에 없으며, 기억은 단순한 과거가 아닌 ‘지금’의 책임임을 알려준다.

『귀신들의 땅』은 단지 지역의 괴담이나 전설을 수집한 책이 아니다. 이 책은 한국 사회의 진실한 단면을 보여주는 르포이며, 우리가 외면하고 잊고 싶어 했던 불편한 현실을 드러내는 기록이다. 천쓰홍 작가는 그 기록을 통해 독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과연 우리는 이 땅의 귀신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우리는 잊어버린 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 책은 단순히 읽는 책이 아니라, 느끼고 마주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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