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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과
5.0
  • 조회 240
  • 작성일 2025-06-26
  • 작성자 조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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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과』는 제목부터 특이했다. 뭔가 멋있는 단어 같으면서도 무슨 뜻인지 확 감이 안 왔는데, 책을 다 읽고 나니까 왜 그런 제목을 붙였는지 알 것 같았다. 너무 익어서 터져버린 과일처럼, 주인공의 감정도 어느 순간 '딱' 하고 터진다. 그걸 '파과'라고 표현한 게 신기하면서도 인상 깊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여든 가까이 된 여성 킬러다. 처음엔 설정이 좀 과한 거 아닌가 싶었는데, 막상 읽다 보니 점점 이 인물에 빠져들었다. 이름도 없고, 과거도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 사람의 말투나 행동, 내면 묘사를 따라가다 보면 정말 실존하는 누군가처럼 느껴진다. 차갑고 무뚝뚝한데, 왠지 모르게 짠하고 멋있다.

특히 나는 수진이라는 아이와 주인공의 관계가 인상 깊었다. 그 전까지는 누군가에게 감정을 주는 일 없이 살아왔던 사람이,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마음을 쓰고 흔들리는 모습이 참 이상하면서도 자연스러웠다. 그 아이 때문에 주인공의 삶이 달라지고, 결국엔 더 이상 킬러로 살 수 없게 된다. 어떻게 보면 그건 망가지는 거고, 쓸모가 없어지는 일인데, 이상하게도 나는 그 변화가 좋았다. 어쩌면 누군가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챙기게 되는 순간, 우리는 진짜 사람이 되는 걸지도 모르겠다.

『파과』는 액션소설이라기보단 감정소설 같았다. 총도 나오고 죽는 사람도 있지만, 그걸 자극적으로 쓰지 않고 오히려 담백하게 다룬 게 인상적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쓸모없어졌다는 느낌, 나도 느낀 적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꼭 노인이 아니어도, 가끔은 내가 왜 여기에 있는지도 모르겠고, 다들 나보다 잘하는 것 같고, 나는 쓸모가 없는 것 같을 때가 있다. 그런 감정들을 주인공이 아주 오래된 인생을 통해 보여주는 것 같았다.

결국 주인공은 그동안의 삶을 내려놓고, 마지막으로 자기 마음을 선택한다. 그렇게 끝나버리는 이야기인데도, 이상하게 허무하지 않고 오히려 따뜻했다. 이 책은 특별한 사람이 특별한 일을 하는 이야기라기보다는, 평범한 사람이 자기 감정을 알아차리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야기 같았다.

솔직히 처음엔 킬러라는 설정에 끌려서 보기 시작했는데, 다 읽고 나니까 묘하게 울컥하고 마음이 먹먹해졌다. 문장도 어렵지 않고 읽기 편한데, 중간중간 던지는 말들이 생각보다 깊고 묘하게 찔렀다. 한 줄짜리 대사 하나에 마음이 멈칫할 때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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