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배우면서 느낀 점은 나라가 망하는 과정은 거의 비슷하다는 점이다. 사회지도층의 부패와 이로 인한 중앙통제 권력 및 민생 경제의 약화는 도미노처럼 일어나며, 결국 사회를 지탱하는 기강과 문화가 소멸하여 한 나라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피터 터친의 <국가는 어떻게 무너지는가>를 읽으면서 이 작가는 어떻게 이를 풀어나갈지 궁금해졌다.
저자는 역사에는 되풀이되는 중요한 양상들이 존재하며, 지난 1만 년에 걸친 역사의 범위 전체에서 이를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주장한다. 역사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수학적 모델을 구축한 것을 "역사동역학"이라 하면서 역사동역학 순환 모델을 만들어 설명한다.
저자는 사회 혹은 국가가 와해되는 이유를 크게 4가지 요소로 설명한다. 대중의 궁핍화, 엘리트 과잉생산, 국가 재정과 정당성 약화, 지정학적 환경이다. 이 중에 핵심 요소는 앞에서 말한 두 가지 요소로 대중의 궁핍화, 엘리트 과잉생산이다. 국민이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낼 때 엘리트 과잉생산이 맞물려 있으면 국가는 혼란을 겪게 된다. 사회마다 엘리트가 차지할 직업과 권력은 약 10% 정도라고 한다. 과잉생산된 엘리트는 이 10% 안에 모두 들어갈 수 없으므로 엘리트 내부 경쟁과 갈등이 빚어지고, 엘리트 진입에 실패한 반엘리트들이 불만을 표출하며 사회의 혼란이 야기된 상황으로 보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터친의 분석은 보수나 진보 같은 가치와 무관하게 대격변없이 사회가 안정적으로 변화해갈 수 있는 방법은 없을지를 모색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우리나라는 1980년대 이후 대학 졸업자를 양산하며 엘리트를 과잉생산한 지 40년이 넘었고, 2010년대 이후로는 불평등도 악화되었다. 이미 갈등이 최고조로 달한 상황에서 계엄과 대통령 탄핵을 거치며 가장 기본적인 사회적 합의라고 할 수 있는 법원의 권위마저 허물어지고 있다. 터친의 분석에 따르면 지금 대한민국은 심각한 위기 상황에 있다.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으며, 어떻게 해야 이 위기에서 벗어날지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