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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번을 부서져도 그대는 여전히 바다다
5.0
  • 조회 223
  • 작성일 2025-06-30
  • 작성자 박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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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을 다 건넜다면 뗏목은 강에 두고 떠나야 한다. 뗏목은 강을 건너기 위함이지 가져가기 위함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분명 나에게는 미처 버리지 못한 뗏목이 있다. 많은 열망들이 충돌하며 고민하게 될 때에는 어떤 것을 우선해야 하는지는 생각하곤 했지만, 어떤 것을 폐기해야 하는지 생각하지는 못했었다. 지금 나와 맞지 않은 열망은 머리 속을 복잡하게만 만들었고, 예전부터 가지고 있던 열망이 그 쓰임이 다 했음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오랜 열망이었다는 이유로 높은 점수가 매겨지기도 했다.
마음은 뛰어난 화가와 같아서 이 세상에 그려내지 못하는 것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려야 하는 것만 마음에 담아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버리지 못한 뗏목들은 결국 풍경을 망치게 될 것이다. 모든 뗏목을 이고 가면서, 그것이 인내나 노력이나 수양이라고 생각하면 결국 나를 버리게 될 것이다. 지나간 과거의 목표, 목적이 희미해진 열정, 타인의 시선으로 인한 선택들은 그것이 실제로 그려지더라도 행복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다.
나를 비롯한 모든 것은 지금 이 순간에도 변화하고 있다. 어쩌면 내가 아닌 다른 것들의 변화에만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내 공부의 대상이 내가 되지 못했기 때문에 내 안의 것을 버리지 못하고 세상으로부터 무엇인가를 계속 주워 오기만 한 것 같다. 보고, 듣고, 읽는 것이 계속될 수록 쌓이기만 했다. 비워야할 것을 단번에 골라낼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그렇게 하겠다는 생각에 걸림이 없으니 그대로 행하기만 하면 되겠다는 단순한 시작이면 충분한 것 같다.
사실 많은 고민 끝에 고른 책은 아니었다. 그저 불교에 대해 여기저기서 쌓이는 짤막한 지식들이 만들어내는 갈증을 해소하고 싶었다. 처음 느낀 것은 상상하지 못했던 책의 구성에서 오는 당황스러움이었지만 이내 100개의 토막으로 이루어진 책에서 나도 모르게 눈길이 가는 내용들을 따라 적기 시작했다. 11개의 말이 남았고, 이들을 엮으면서 복잡하지만 막연하게 느껴졌던 무엇인가를  글로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바다와 파도를 이야기하는 책에서 정작 뗏목에 마음이 간 것은 다스림보다 비워냄이 필요했음을 말해주는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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