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읽기전 인류의 역사는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다른 동물들과 달리) 유일한 능력으로 인해 만들어져 있는 것이 당연했던것 같았다. 나 또한 한치의 의심의 여지도 없었기에 이 책의 인지혁명에 대한 부분을 읽었을땐 다소 충격이 아닐 수 없었던것도 사실이다. 별로 중요치 않은 동물이 다름아닌 우리 인간이고, 인정하고 싶지않은 인류가 스스로 숨겨온 비밀들과 형제 살인범이라는 좀 과격한 발언이 섬뜻하기도 하지만, 묘하게 설득력있는 그의 주장은 다시한번 인류의 역사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게 만든다. 수렵채집을 하던 이들이 획기적으로 생활방식을 바꿔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혁명적인 세상으로 이끌었다고 알고있는 농업혁명을 작가는 역사상 가장 큰 최대의 사기라고 표현한다. 왜? 수렵채집을 하던 때보다 더 나은 수확량과 여유있는 시간들로 인해 더 많은 아이들이 태어나리라는 기대로 농부들은 더 열심히 농사일에 매진한다. 그러나 농업혁명이래 인간사회는 더 나은 식사와 더 맣은 여유시간은 커녕 인구폭발과 사회서열화와 착취, 가부장제의 길을 열었다. 더 복잡해지고 난해해진 거대한 인류를 지배할 보편적 질서를 위해 화폐, 제국, 종교는 수렵채집을 하던 자연법칙을 거스르는 혁명적인 세상의 기반이 되어버렸다. 마지막으로 하라리 본인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인류 역사를 바꾸는 결정적인 과학혁명은 인간의 '무지의 발견'으로 어쩌면 우리의 미래에까지 영향을 미칠 혁명이 아닐 수 없다. 과학과 자본주의, 과학과 제국주의는 뗄 수 없는 관계로 급격한 경제성장과 제국의 확장은 과학의 덕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맞이할 4차혁명의 시대에도 빠질 수 없는 과학은 역사의 진로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도, 역사를 끝장낼 능력도 가지고 있다. 600페이지에 달하는 빅 히스토리를 읽으며 어떤 순간은 헉!하고 놀라워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인정하고싶지는 않지만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사실들로 한숨짓기도 하며 흥미롭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어떤 존재가 되고싶은가?' '나는 무엇을 원하고 싶은가?' 라는 질문에 대해 스스로에게 섬뜩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오랫동안 그리고 깊게 고민해볼 가치가 있는 책임에는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