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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온다
5.0
  • 조회 221
  • 작성일 2025-06-28
  • 작성자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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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는 1980년 5월, 광주민주화 운동 당시 발생한 사건을 모티브하여,

소설의 주인공들을 통해 민주화 시대를 가져오기 위해 발생한 인류의 비극과 인간성 훼손이라는 문제를 제기하는 작품이다.

소설은 단순히 5.18 민주화운동을 재현하는 역사 소설의 차원을 넘어, 극단의 폭력 속에서 인간의 존엄은 어떻게 파괴되고 또 어떻게 필사적으로 지켜지는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각기 다른 화자의 시점을 통해 조각난 기억들을 이어붙이는 독특한 구조로 진행되는 소설은, 그날의 참상을 효과적으로 구현해내며 독자를 압도적인 슬픔과 무력감, 서늘한 분노의 감정 속으로 이끈다.

소설은 친구의 죽음을 목격하고 시신을 찾기 위해 도청 상무관에서 시신들을 수습하는 중학생 ‘동호’의 시선에서 시작하여, 그의 죽음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삶을 따라간다.

각 장은 동호의 친구 ‘정대’의 혼, 도청에서 함께 있었던 ‘은숙’, ‘선주’, 고문 후유증에 시달리는 ‘진수’ 등 여러 인물의 목소리로 서술된다.

특히 ‘너’라는 2인칭 대명사를 통해 끊임없이 ‘동호’를 호명하는 방식은 인상적이다.

이는 단순히 죽은 자를 부르는 것을 넘어, 독자로 하여금 폭력의 목격자이자 증언의 주체로서 사건에 깊숙이 개입하게 만드는 문학적 장치처럼 보인다.

소설의 핵심 주제 중 하나는 국가 폭력의 극악무도함과 그로 인한 인간성 를 보여준다.

계엄군에 의해 자행된 무자비한 폭력과 고문을 적나라하게 묘사하면서, 작가는 폭력이 가해지는 육체의 고통을 넘어 그 폭력이 한 개인의 영혼과 내면을 어떻게 좀먹고 파괴하는지를 집요하게 추적한다.

고문 끝에 스스로의 신념을 부정해야 했던 진수의 자기혐오, 살아남았다는 사실 자체에서 오는 선주의 깊은 죄의식과 트라우마는 국가 폭력이 단지 육체적 살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 인간의 삶 전체를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영혼의 살인임을 증언한다.

이러한 참혹한 현실 속에서 소설은 역설적으로 인간의 존엄과 양심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죽음의 공포가 만연한 상황 속에서도 왜 어떤 이들은 도청에 남아 항거하기를 선택했는가. 소설 속 인물들은 “모르겠습니다. 그냥 그래야 할 것 같았습니다”라고 답한다.

이 대답은 거창한 이념이나 사상이 아니라, 차마 외면할 수 없는 양심,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도리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그들을 움직였음을 시사한다.

군인들이 짓밟은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거는 이들의 모습은, 폭력의 잔인함이 결코 인간의 본질을 전부 파괴할 수는 없다는 희미하지만 끈질긴 희망을 보여준다.

이 소설은 우리에게 묻는다.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잔인함의 끝에서 우리는 무엇을 지켜야 하는가. 그리고 우리는 그날의 고통과 죽음을 어떻게 기억하고 애도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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