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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너
5.0
  • 조회 238
  • 작성일 2025-06-14
  • 작성자 김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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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윌리엄스의 『스토너』는 격렬한 사건 없이도 인생이 얼마나 깊고 무거울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조용한 명작이다. 주인공 윌리엄 스토너는 화려한 성공도, 극적인 실패도 없이 살아간다. 그는 그저 문학을 사랑했고, 대학이라는 공간에서 성실히 살아가다 조용히 생을 마감한다. 하지만 그 속에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감정의 격랑과 삶의 진실이 응축되어 있다.

스토너의 삶은 무미건조하게 보일 수도 있다. 불행한 결혼 생활, 고립된 인간관계, 직장 내 갈등, 그리고 결국 가족과도 단절된 말년. 하지만 그는 자신의 삶을 부정하지 않고, 도망치지도 않는다. ‘그저 살아낸다’는 말이 주는 무게감은 소설을 덮은 후에도 오래도록 잔상처럼 남는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그가 셰익스피어의 문장을 처음 읽고 충격을 받는 순간이다. 평범한 농가 출신 청년이 문학의 힘에 눈뜨는 장면은, 이 작품 전체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 중 하나다. 그것은 마치 ‘삶의 이유’에 눈뜨는 순간이기도 하다. 세상의 기준에서는 실패한 인생일지라도, 그에게는 문학이라는 진실이 있었고, 그것이 삶을 살아갈 근거였다.

『스토너』는 대단한 사건 없이도 한 인간의 생애가 얼마나 존엄할 수 있는지를 조용한 목소리로 일깨운다. 소설을 읽고 나면,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이들, 이름 없이 살아가는 이들의 삶이 결코 하찮지 않다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이 책은, 결국 “잘 살았는가?”라는 질문을 우리 자신에게 던지게 만드는 작품이다.

한 문장 요약
"조용히, 묵묵히 살아낸 한 인간의 삶은 그 자체로 한 편의 문학이었다."




기억할 만한 문장



P. 19~20
슬론의 시선이 윌리엄 스토너에게 되돌아왔다. 그가 건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셰익스피어가 300년의 세월을 건너 뛰어 자네에게 말을 걸고 있네, 스토너 군. 그의 목소리가 들리나?”
윌리엄 스토너는 자신이 한참 동안 숨을 멈추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그는 부드럽게 숨을 내쉬면서 허파에서 숨이 빠져나갈 때마다 옷이 움직이는 것을 세심하게 인식했다. 그는 슬론에게서 시선을 떼어 강의실 안을 둘러보았다. 창문으로 비스듬히 들어온 햇빛이 동료 학생들의 얼굴에 안착해서, 마치 그들의 안에서 나온 빛이 어둠에 맞서 퍼져나가는 것처럼 보였다. 한 학생이 눈을 깜박이자 가느다란 그림자 하나가 뺨에 내려앉았다. 햇빛이 뺨의 솜털에 붙들려 있었다. 스토너는 책상을 꽉 붙들고 있던 손가락에서 힘이 빠지는 것을 느꼈다. 그는 손을 이리저리 돌려보며 그 갈색 피부에 감탄하고, 뭉툭한 손 끝에 꼭 맞게 손톱을 만들어준 그 복잡한 메커니즘에 감탄했다. 작고 작은 정맥과 동맥 속에서 섬세하게 박동하며 손끝에서 온몸으로 불안하게 흐르는 피가 느껴지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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