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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온다
5.0
  • 조회 212
  • 작성일 2025-07-28
  • 작성자 김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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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은 작가의 『소년이 온다』는 1980년 5월 광주에서 벌어진 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국가폭력의 참상과 그로 인해 짓밟힌 개인의 삶을 조명하는 소설이다. 이 책은 단순히 과거의 비극을 기록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기억의 책임’을 독자에게 묻는 문학적 목소리다. 작가는 직접적인 묘사와 절제된 문체를 통해 그날의 진실을 독자가 체험하도록 만든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열다섯 살 소년 ‘동호’가 있다. 동호는 실종된 친구를 찾기 위해 도청에 남았고, 체육관에서 희생자들의 시신을 정리하는 일을 맡는다. 소설은 동호의 시선으로 시작하지만, 곧 그를 기억하는 여러 인물들의 목소리로 확장된다. 동호의 친구, 연인, 그를 스쳐 간 사람들, 고문 피해자 등 다양한 화자가 등장하며, 각각의 장마다 고통스러운 기억과 트라우마가 중첩된다. 이러한 다층적 구조는 단순한 피해자-가해자의 구도가 아닌, 한 사건이 개인의 인생을 어떻게 무너뜨리는지를 깊이 있게 그려낸다.

특히 이 작품이 감동적인 이유는, ‘죽음’과 ‘상처’를 묘사하면서도 피해자들을 단지 불쌍한 존재로 소비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들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감정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이 짓밟힌 현실에 대한 분노와 슬픔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소설의 문장은 날이 서 있다.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흐르지 않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깊은 울림을 준다. 국가폭력의 잔인함, 진실을 덮으려는 시도, 그리고 그 아래에서 신음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결코 낯설지 않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기억의 의무’에 대한 것이다. 작가는 말한다. 망각은 또 다른 폭력이 될 수 있다고. 그래서 살아남은 자들은, 그리고 뒤늦게 그 진실을 접한 우리는, 그날을 기억하고 또 반복해 이야기해야 한다. 동호는 죽었지만,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 살아 있다. 그리고 그 목소리는 이 책을 읽은 모든 독자에게 이어진다.

『소년이 온다』는 단지 과거를 회상하는 소설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위한 문학이다. 민주주의가 어떤 희생을 통해 지켜졌는지를 잊지 않게 해주는 이 소설은, 나에게 무거운 숙제 하나를 남겼다. 비극을 외면하지 말 것, 침묵하지 말 것, 그리고 기억할 것. 이 작품은 그 자체로 하나의 증언이며, 동시에 독자에게 전해진 책임이기도 하다. 나는 이제 그 책임을 안고 살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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