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주인공은 17살에 독일로 이민을 떠나 이미 모국어가 익숙함에도 다시금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익혀야 했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 자연스레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를 공부하면서 고대 그리스의 언어인 희랍어를 배우게 되었고 서른이 넘어 한국으로 돌아와서 한 아카데미에서 생계를 위해 희랍어를 가리키게 되었다. 반면 여자 주인공은 어린 시절 실어증을 겪고 되나 고등학교 시절 우연히 접한 불어를 배우다 다시금 말을 찾게 된 기억으로 삶의 무게에 지쳐 다시금 실어증을 앓게 돼 즈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때의 기억을 되살려 아주 낯선 언어인 희랍어를 공부하게 된다.
이렇게 남녀를 엮어주는 희랍어.
이미 사라져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언어인 희랍어 하지만 우리 인간들의 삶을 규정지은 것은 바로 그 죽은 언어로 사유하고 글을 남겼던 죽은 사람 플라톤이었다.
산사람을 괴롭히는 관념이 모두 죽은 언어와 죽은 사람에게서 왔다는 것이 아이러니이다.
그 핵심 포인트를 알고 시작하는 게 '희랍어 시간' 읽기의 사전 작업이 아닐까 한다.
우선 제목 '희랍어 시간'의 의미에 대해 알아보아야 할 것이다.
한 교실 안에 있지만, 완전히 다른 세계 속에 사는 두 사람 사이에는 희랍어가 있다. 지구 상에 존재하는 가장 오래되고 단단한 문자. “8년 전쯤 희랍어 철학을 하는 분을 만났어요. 고대 희랍어를 알아야 할 수 있는 학문인데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너무 함축적이다 보니 어순을 마음대로 쓴다는 거예요. 한 단어 안에 문법이 다 들어가 있어서 굳이 어순을 다 보여줄 필요가 없어서요.” 희랍어 문법은 규칙이 대단히 까다롭다. “동사들은 주어의 격과 성과 수에 따라, 여러 단계를 가진 시제에 따라, 세 가지 태에 따라 일일이 형태를 바꾼다. 놀랍도록 정교하고 면밀한 규칙 덕분에 오히려 문장들은 간명하다. (p.20)”
소설의 문장도 희랍어를 닮아있다. 군더더기 없이 간명하다. “최대한 정확하게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하려고 하는 말, 쓰려고 하는 분위기를 정확하게 옮기려고 하다 보니 행간을 띄우기도 하고, 이탤릭체로 기울이기도 했어요. 정황과 감정을 최대한 전달하려는 실험적인 시도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