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공지사항 FAQ QnA
  • New Arrival
  • BestBooks
  • Category
  • Book Cafe
  • My Books
  • 후기공유
  • 읽고 싶은 책 요청
소년이온다
5.0
  • 조회 248
  • 작성일 2025-05-28
  • 작성자 권수현
0 0
한강의 '소년이 온다'는 1980년 5월 광주에서 벌어진 민주화운동과 그 과정에서 희생된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히 역사적 사건을 소설로 옮긴 것이 아니다. 작가는 그날의 참상을 살아낸 혹은 그날 이후 죽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시선으로, 광주가 남긴 상처의 깊이를 치열하게 들여다본다. 주인공 동호는 열다섯의 나이에 도청에서 시신을 정리하는 일을 하다 희생된다. 그는 자신의 죽음을 끝으로 사라지지 않고, 살아남은 이들의 기억과 죄책감 속에서 계속해서 살아 숨 쉰다.

이 작품의 가장 인상 깊은 점은 죽은 자의 목소리를 문학으로 불러낸 용기이다. 작가는 피해자들의 고통을 소비하거나 미화하지 않고, 그 날 있었던 일들을 인간의 시선으로 온전히 바라본다. 특히 도청에서 총을 맞고 쓰러지는 장면, 시신이 썩어가는 묘사, 고문 당하는 인물들의 몸의 감각이 매우 구체적이고 적나라하게 그려져 있어 읽는 동안 숨이 막힐 듯한 감정을 느꼈다. 하지만 작가의 문장은 자극적이지 않다. 오히려 담담하고 절제되어 있어 그 공포와 슬픔은 더욱 선명하게 각인된다.

'소년이 온다'는 한 사람의 죽음이 단순히 과거의 사건으로 잊히지 않음을 보여준다. 동호의 친구 정대, 그를 도와주던 언니 은숙, 그리고 나중에 그를 기억하며 죄책감에 시달리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모두 ‘기억’의 책임에 대해 말한다. 광주를 경험한 이들은 살아남았지만, 결코 자유롭지 않다. 고통은 시간과 함께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더 깊은 침묵 속에서 자란다. 이 작품은 그 침묵을 깨는 ‘말하기’의 중요성을 문학이라는 방식으로 실현해냈다.

책을 덮은 후에도 오랫동안 마음이 무거웠다. 하지만 그 무게는 슬픔이라기 보다는 책임의 감정에 가까웠다. 역사를 기억하고, 말하고, 다시는 반복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책임. '소년이 온다'는 읽는 이를 고통스럽게 만들지만, 그 고통을 통해 우리는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감정과 의무를 되새기게 된다. 문학이 현실을 바꿀 수는 없을지라도, 현실을 똑바로 바라보게 하는 힘이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절감했다. 이 작품은 단지 과거를 다룬 소설이 아니라, 지금 이 시대에 반드시 읽혀야 할 문학이다.
등록
도서 대출
대출이 불가능합니다.
취소 확인
알림
내용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