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이치 사카모토의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는 죽음을 마주한 한 예술가가 마지막까지 세상과 나누고 싶었던 생각들을 담은 에세이집이다. 제목부터가 인상 깊었다. 이 책에서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단순히 정말 보름달을 몇 번 볼 수 있을지 남은 생의 시간을 세는 것이 아니라, 그 남은 시간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로 이어진다.
사카모토는 암 투병 중에도 음악 작업을 멈추지 않았고, 자연을 바라보며 감동받았다. 그는 죽음을 두려워하거나 회피하지 않고, 조용히 받아들이면서도 삶에 대한 애정을 끝까지 놓지 않았다. 특히 자연에 대한 묘사가 인상 깊었는데, 나뭇잎이 흔들리는 모습, 바람이 스치는 느낌, 햇살의 따뜻함 등을 담담히 써내려간 문장들 속에서 오히려 강한 생의 의지가 느껴졌다.
이 책을 읽으며 나도 문득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는 아직 젊고 건강하다고 생각하지만, 내게 주어진 시간도 결코 무한하지 않다. 우리가 매일 보는 해와 달, 하늘과 바람도 언젠가는 더 이상 볼 수 없는 날이 올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이 하루하루를 얼마나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을까? 아무렇지 않게 흘려보낸 시간들 속에 얼마나 많은 소중함이 있었는지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또한 이 책은 ‘예술’이라는 것이 단순한 창작이 아니라, 본인의 존재 자체를 드러내는 방식이라는 걸 느끼게 해주었다. 사카모토에게 음악은 삶 그 자체였고, 죽음을 앞둔 순간에도 그 삶을 표현하는 수단이었다. 그가 들려주는 소리, 단어 하나하나에서 예술가로서의 음악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나니 마음이 묘하게 따뜻하면서도 쓸쓸했다. 이 책에서 의미하는 죽음은 끝이 아니라, 다시 삶을 돌아보게 해주는 거울 같은 느낌이었다. 우리는 누구나 언젠가는 마지막 보름달을 보게 될 것이다. 그날이 언제일지는 모르고, 그 달을 보며 마지막이라는 것을 알지 못할 수 있지만, 그 전까지는 가능한 한 많은 달을 눈과 마음에 담아야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