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공지사항 FAQ QnA
  • New Arrival
  • BestBooks
  • Category
  • Book Cafe
  • My Books
  • 후기공유
  • 읽고 싶은 책 요청
로터스 택시에는 특별한 손님이 탑니다
5.0
  • 조회 204
  • 작성일 2025-08-15
  • 작성자 박재형
0 0
우리는 여행을 준비할 때 늘 어디를 갈지, 무엇을 먹을지, 어떤 숙소에 머무를지를 먼저 고민한다. 하지만 그 사이사이를 채우는 ‘이동’이라는 시간에 대해선 거의 관심을 두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저 목적지까지 가기 위한 단순한 과정, ‘여행의 공백’처럼 여겨지기 일쑤다. 그러나, 책을 읽으며 나는 익숙한 고정관념에 작은 균열이 생기는 경험을 했다. ‘로터스 택시에는 특별한 손님이 탑니다.’라는 단순한 제목의 후기는, 단지 차량 서비스 소개가 아니라 ‘여행의 속도’와 ‘도시와 사람이 연결되는 방식’에 대한 깊은 성찰로 다가왔다.

주인공은 로터스라는 도시를 처음 방문한 날, 우연히 그 택시를 만난다. 평범한 도심 골목에서 마주친 차량은 겉모습부터 남달랐다. 은은한 녹청색 바디에 금빛 연꽃 문양이 새겨져 있었고, 내부는 마치 프라이빗 라운지처럼 아늑하게 꾸며져 있었다. 차 안에는 은은한 아로마 향이 퍼졌으며, 좌석 옆에는 한 송이 작약과 함께 손글씨 카드가 놓여 있었다. ‘당신의 하루가 조금 더 특별해지길.’ 이 짧은 문장이 여행자의 마음을 살며시 두드렸다.

하지만 이 이야기의 진짜 중심은 그 택시를 운전하는 기사님이었다. 그는 단순히 운전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도시의 기억과 숨결을 전하는 이야기꾼이었다. 오래된 느티나무 터널을 지나며 전차가 다니던 시절을 회상하고, 낡은 기차역에서는 젊은 시절 첫사랑의 추억을 꺼내며, 그 도시의 이야기를 한 조각씩 들려주었다. 그 이야기들은 단순한 안내가 아니라, 삶의 조각이고 감정이었다.

이 택시 안에서의 이동은 단순한 거리의 이동이 아니라, 도시의 시간과 공간을 함께 여행하는 경험이 되었다. 글쓴이는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했지만, 목적지에 닿는 순간보다 그 길 위의 이야기가 더 오래 마음에 남았다. 마지막에 기사님이 건넨 작은 상자에는 지역 과자와 함께 ‘당신의 로터스 여행에 작은 단맛이 되길 바랍니다.’라는 손글씨 메모가 담겨 있었다. 이 작은 선물은 단지 달콤함이 아니라, ‘기억에 남고 싶은 마음’이자 여행자에 대한 진심 어린 환대의 표시였다.

오늘날 여행은 빠르고 효율적이다. 우리는 명소를 빨리 돌고,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며, 다음 장소로 서둘러 이동한다. 그러나 로터스의 특별한 택시는 속도를 늦추고, 이동 자체를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만든다. 이 경험은 단순히 ‘이동’이라는 행위를 다르게 바라보게 할 뿐 아니라, 우리가 여행을 대하는 태도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여행의 진짜 의미는 얼마나 많은 장소를 다녔느냐가 아니라, 어디에서 얼마나 깊이 머물렀는가에 달려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깊이는 우리가 무심히 지나치는 순간, 즉 이동의 시간에도 깃들 수 있다.

언젠가 로터스를 방문하게 된다면, 나는 일부러 그 택시를 찾아 탈 것이다. 창밖을 조용히 바라보며, 도시의 숨결과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싶다. 이동이 단순한 통과 지점이 아니라, 여행의 핵심 순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하고 싶다.

이것이야말로 진짜 ‘이동의 미학’이 아닐까. 속도에만 집중하는 현대 여행의 관성에서 벗어나, 여행이 가진 본질적 의미를 되찾는 일. 그리고 그 시작은 바로, 우리가 택시 뒷좌석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는 그 작은 순간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등록
도서 대출
대출이 불가능합니다.
취소 확인
알림
내용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