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의 삶’이라는 이 책의 제목처럼, 그토록 귀중한 우리의 인생은 일회용으로 주어지며, 그것은 모두에게 공평하다기보다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때론 불공평하게 나에게 주어진다. 김영하 작가는 자신의 알츠하이머를 앓던 어머니, 벤쿠버에서의 소소한 삶 등등 자신에게 주어진 일회용 삶의 발자취를 덤덤한 말투로 짚어낸다. 어떠한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메시지를 주려는 의도보다는, 잔잔한 자신의 삶의 한 부분들을 독자들과 공유함으로써 우리의 인생도 한 번은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작가가 말했듯, “액정화면 밖 진짜 세상에는 조용히, 그러나 치열하게,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남아 어떻게든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싸우는 이들이 있다.” 나만의 서사에 의미를 닮아내는 일, 그리고 그 시간의 무게를 견뎌내는 일, 그것은 단 한 번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안고 있는 숙제이나 소명이 아닐까 싶다. 작가는 이 책에서 ‘사공이 없는 나룻배가 기슭에 닿듯 살다보면 도달하게 되는 어딘가...그게 미래’라고 표현한다. 우리의 인생이 나룻배라면, 인생이라는 강을 타고 끊임없이 흘러가게 되는데, 사공이 없는 나룻배처럼 애초부터 어디로 가야할지 어떻게 가야하는지 한 치 앞을 모르는 상태로 계속 나아가는 것이 작가가 말한 삶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더라도 결국은 저절로 오는 것이 미래라는 것이다. 사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많은 계획을 하고 꿈을 꾸고 노력을 하지만, 내가 정한 서사대로 인생이 흘러가는 경우는 드물다. 결국은 도달하게 되는 ‘미래(결과)에 맞춰서 과거의 서사를 다시 쓴다’는 작가의 말처럼, 나의 단 한 번의 서사는 나의 의도와 상관없이 반드시 쓰여지며, 그것이 도달하는 미래가 곧 나의 서사가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쳇바퀴처럼 흘러가는 나의 하루하루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나에게 온전히 주어진 나에게 가장 특별하고 소중한 인생에 대해, 타인의 눈이 아닌 내 마음의 눈으로 낯설게 바라본다. “천 개의 강에 비치는 천 개의 달처럼, 나라고 하는 것은 타인의 마음에 비친 감각들의 총합”이라는 작가의 말처럼, 타인의 시선에 비췬 그 달의 본질은 사실 내 안에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나에 대한 관심과 애정, 그리고 단 한번의 삶, 내 삶에 대한 애착과 애정을 갖게 된다. 가볍게 읽어내려가면서, 머리를 식히면서도 내 삶의 소중함과 유일함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게 해준 좋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