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대륙은 제목 그대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를 '야만'으로 규정하고, 그 야만성이 어떻게 형성되고 유지되는지,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가 어떤 모습을 하고 살아가는지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 작가는 단순히 현실을 비판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우리가 놓치고 있는 가치들과 진정으로 필요한 변화가 무엇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작가가 말하는 '야만'은 거대한 폭력이나 전쟁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는 일상의 모습, 즉 무한 경쟁, 물질 만능주의, 자본의 논리에 지배된 삶 자체가 야만이라고 규정한다. 우리는 끊임없이 더 높은 곳을 향해 달려가야 한다고 강요받고, 그 과정에서 타인을 짓밟는 것을 정당화한다. 아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성적과 경쟁에 내몰리고, 어른들은 더 많은 돈과 안정적인 직장을 위해 영혼을 팔고 있다. 이러한 삶의 방식이 바로 작가가 말하는 '야만'의 본질이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작가가 '야만'을 단순히 사회 구조적인 문제로만 보지 않고, 그 속에서 길들여진 우리 자신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점이었다. 우리는 야만적인 사회에 저항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야만성을 내면화하고 스스로를 야만인으로 만들고 있다. 예를 들어, 타인의 불행에 무감각해지고, 오직 나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며, 약자를 조롱하는 행위들이 바로 그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과연 이 야만으로부터 자유로운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었다. 그리고 솔직하게 답할 수 없었다. 나 또한 이 야만적인 세상의 일부로서, 알게 모르게 야만적인 행위들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야만대륙은 비판적인 시각으로 가득 차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절망만을 이야기하는 책은 아니다. 작가는 야만적인 현실 속에서도 여전히 '인간성'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조명하며 희망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그는 거창한 혁명이나 사회 개혁을 외치기보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작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고, 경쟁에서 잠시 벗어나 사색의 시간을 가지며, 물질적인 가치보다 관계와 소통의 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 등이다. 이러한 작은 노력들이 모여 야만적인 현실을 조금씩 허물어뜨릴 수 있다고 작가는 믿는다.
이러한 메시지는 나에게 큰 위로와 용기를 주었다. 거대한 사회 구조를 바꾸는 일은 개인이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하지만 내 삶의 방식을 바꾸고, 내 주변의 사람들과 더 나은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일이다. 책을 읽고 난 후, 나는 경쟁적인 삶에서 잠시 벗어나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들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