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서 불안이라는 감정을 예전보다 훨씬 자주 느끼는 것 같다. 27살이 되고 나니까, 이제는 학생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히 안정된 어른도 아닌 애매한 위치에 서 있는 기분이 든다. 주위를 둘러보면 친구들 중에는 벌써 결혼을 준비하는 사람도 있고, 아이까지 가진 친구들도 있는데, 나는 아직도 내가 어디로 가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불안감이 마음 한켠에 늘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선택한 책이 롭 다이얼의 『행동은 불안을 이긴다』였다. 제목부터 마음을 확 끌어당겼다. 불안을 없애려면 생각보다 단순하게, “행동”이 답이라는 메시지가 궁금했고, 나한테 꼭 필요하다고 느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와닿은 건 불안이라는 감정이 사라지기를 기다리는 건 의미 없다는 말이었다. 나는 늘 불안을 없애야만 다음 걸음을 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롭 다이얼은 오히려 그 반대라고 말한다. 불안은 없어지지 않고, 그 상태에서 움직여야만 조금씩 줄어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발표를 앞두고 떨린다고 해서 완벽하게 긴장이 사라진 순간은 없지만, 막상 무대에 올라가서 말을 시작하면 어느 정도 진정되는 것처럼 말이다.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그동안 내가 얼마나 “준비가 다 되어야 한다”라는 생각 때문에 스스로 발목을 잡아왔는지를 깨달았다. 준비가 완벽해질 때까지 미루다가 결국 아무것도 못 하고 시간을 흘려보낸 경험이 너무 많았던 거다.
또 한 가지 인상 깊었던 건 “작은 행동을 반복하는 힘”에 대한 설명이었다. 나는 뭔가를 시작하려고 하면 항상 거창한 계획부터 세운다. 예를 들어 운동을 시작하겠다고 마음먹으면 주 5회, 식단 조절, PT 등록까지 한꺼번에 다 하려다가 며칠 만에 지쳐버린다. 그런데 롭 다이얼은 작은 행동을 매일 반복하는 게 결국 큰 변화를 만든다고 강조한다. 책에서 말하는 대로라면, 하루 10분이라도 꾸준히 하는 게 나를 움직이게 만들고 그 과정에서 불안도 점점 줄어드는 것이다. 이걸 읽고 나서 나도 일단 “아주 작은 목표”를 세우기로 했다. 예를 들어 아침에 일어나서 스트레칭 5분 하기, 오늘 해야 할 일 중 하나만 먼저 처리하기 같은 식이다. 당장은 티가 안 나더라도 시간이 쌓이면 분명 달라질 거라는 믿음이 생겼다.
책에서 또 공감이 갔던 부분은 불안을 바라보는 관점이었다. 나는 불안이 생기면 “왜 나만 이렇게 불안할까, 내가 부족해서 그런 건가?”라는 생각에 빠져들곤 했다. 그런데 저자는 불안은 누구나 느끼는 자연스러운 감정이고, 오히려 우리가 뭔가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다는 신호라고 했다. 즉 불안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불안을 해석하고 다루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마음이 꽤 가벼워졌다. 내가 잘못된 게 아니라 그냥 인간이기 때문에 불안을 느끼는 거라고 받아들이니, 예전보다 스스로를 덜 책망하게 됐다.
마지막으로 나한테 큰 울림을 준 문장은 “생각에 머무르지 말고 몸을 먼저 움직여라”였다. 나는 늘 머릿속으로만 수십 번 시뮬레이션을 돌리면서 정작 행동은 미루는 사람이었다. ‘혹시 실패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 때문에 시작도 못 하고 끝내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책을 덮으면서는 ‘차라리 해보고 부딪히자, 어차피 불안은 없어지지 않으니까 행동하면서 줄여보자’라는 용기가 조금 생겼다. 사실 지금 이렇게 독후감을 쓰는 것도 예전 같았으면 미루다가 마감 직전에 허겁지겁 했을 텐데, 책의 메시지 덕분에 먼저 손을 움직였다. 그 작은 변화가 나한테는 꽤 의미 있게 다가왔다.
정리하자면, 『행동은 불안을 이긴다』는 단순히 불안을 없애주는 비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불안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해주는 책이었다. 나 같은 20대 후반 독자에게는 특히 더 와닿았다. 사회 초년생으로서 방향을 못 잡고 흔들리는 순간이 많은데, 그때마다 불안을 없애려고 발버둥 치기보다 작은 행동부터 실천하면 된다는 메시지가 큰 위로가 됐다. 앞으로 나는 불안을 적으로 두지 않고, 오히려 나를 움직이게 만드는 신호로 받아들이면서 살아가고 싶다. 완벽한 준비는 오지 않으니, 준비가 덜 되어도 그냥 해보는 것. 아마 이게 내가 이 책에서 얻은 가장 큰 교훈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