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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류
5.0
  • 조회 240
  • 작성일 2025-05-31
  • 작성자 이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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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건 작가의 급류는 처음엔 제목처럼 격렬한 사건들이 펼쳐지는 소설일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읽어보니 조용하지만 강하게 스며드는 이야기였다. 뚜렷한 기승전결도 없고, 드라마틱한 반전도 없다. 그저 인물들이 각자의 삶 속에서 작고 소소한 선택을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야기인데, 오히려 그런 점이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고, 그래서 더 마음에 남고 마음이 갔다.
읽다 보면 내가 실제 겪은 일들을 써놓은것만 같은 순간들이 자주 등장한다. 특히 결정을 미루고, 흐름에 떠밀려 가는 인물들의 모습은 요즘의 내 삶과 닮아 있었다. 회사에서는 매일 반복되는 일과를 소화하고, 퇴근 후에는 뭔가 생산적인 걸 해보고 싶다가도 결국 넷플릭스만 보다 하루를 마무리한다. 뭔가 달라지고 싶지만 용기가 없고, 어떻게 바꿔야 할지도 모르겠는 그 감정이 이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느꼈다.
작가의 문체는 간결해서 불필요한 수식 없이 툭툭 던지는 문장들이 인물의 감정과 상황을 더 솔직하게 보여준다. 설명을 덜어낸 그 여백이 오히려 독자가 스스로 해석하고 감정을 채워넣게 만든다. 그래서인지 읽고 난 후에도 인물들이 머릿속에 오래 남았다. 마치 그들이 내 주변 어딘가에 실제로 존재할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생생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급류’라는 제목이 함의하는 바였다. 변화는 거창한 결단이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조차 하나의 흐름을 만든다는 사실. 정체되어 있는 듯 보여도 우리는 어딘가로 흘러가고 있다. 선택하지 않는 것도 일종의 선택이고, 그조차도 우리를 지금의 자리로 이끌어왔다. 이 사실을 깨달으니 괜스레 안도감이 들었다. 뭔가를 하지 못한 날들도 모두 의미 없는 시간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서 한참 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다. 책을 덮었는데도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는 잔상이 오래갔다. 자극적이지 않지만 깊이 있고, 조용하지만 뚜렷한 울림이 있는 이야기. 누구에게 막 추천하고 싶다기보다는, 어느 날 갑자기 ‘나 지금 괜찮은 걸까’라는 생각이 들 때 혼자 조용히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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