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었다. 갈림길과 장애물이 나타날 때마다 도움 받았던 낡은 지도를 꺼내 살펴본다. 긴 여정을 함께 했던 지도를 들여다보면서 지난 시기의 선택이 올바른 것인지를 차분히 되짚어보았다.
이것은 문명의 역사에 이정표를 세웠던 위대한 책들에 대한 이야기며, 위대한 책을 남긴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그 책들에 기대어 나름의 행로를 걸었던 나 자산에 대한 이야기기도 하다."
제일 애착이 가는 저서가 2009년 발표한 <청춘의 독서>라고 대답했던 저자는 2025년 봄, 또 한 편의 글을 더해 이 책을 새로 썼다. 국가와 정치의 풍파를 견뎌내는 힘으로 글을 쓰며 독서를 권했다. 독서는 책과 대화하는 것이며 책을 읽는 사람의 소망과 수준에 맞게 말을 걸어준다고 하니 그의 소망이 이 책에 가득 투영된 느낌이다.
저자가 문명의 역사에 이정표를 세웠던 위대한 책들, 그리고 위대한 책을 남김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던 책, 자신의 30년 혹은 40년의 세월과 함께 하며 흔적을 남겼다는 책들은 어쩌면 고민과 사색많던 나의 시절을 불러세우는 감상도 함께 할 수 있어 의미가 있었다.
100년 후에도 젊음을 뒤흔들 위대한 생각들이라고 칭한 15개의 작품과 15명의 위대한 작가들은 짧지만 강렬하게 조우할 수 있었다. 후대의 청춘들에게 간결하고 의미있는 화두를 내놓으며 과거가 현재를 관통해 미래로 나아갈 수 있길 기대해본다.
물음 많던 눈으로 책을 읽던 저자는 그의 사색과 고민을 지면에 가득 담고 있다. 내용 중 몇개의 구절들을 추려서 정리해 본다.
* 지식인은 무엇으로 사는가 <리영희/전환시대의 논리>
지식인은 무엇으로 사는가. 리영희 선생은 말한다. 진실, 진리, 끝없는 성찰, 그리고 인식과 삶을 일치시키려는 신념과 지조. 진리를 위해 고난을 감수하는 용기. 지식인은 이런 것들과 더불어 산다.
* 슬픔도 힘이 될까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아무리 혹독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존엄을 지켜내는 사람, 땀흘려 일하는 사람, 때로 보상받지 못하는 노동이라 할지라도 인간에게 유용한 것을 만드는 일에 즐거움을 느끼면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 그런 사람의 모습에서 얻는 감명이 세월을 견디고 내 마음에 그대로 남아 있음을, 나는 알게 되었다.
*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인가 <찰스 다윈/종의 기원>
진화론은 많은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그렇지만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삶의 진실을 노출시켰다. 인간은 이기적인 동물이다. 그러나 이타적 행동을 하는 이기적 동물이다.
* 내 생각은 정말 내 생각일까 <하인리히 뵐/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카타리나 블룸이 묻는다. "그대는 신문 헤드라인을 진실이라고 믿습니까?" 나는 대답한다. "아니오. 믿지 않습니다. 헤드라인을 진실로 믿어도 되는, 그런 좋은 신문을 구독해보는 것이 내 간절한, 언제 이루어질지 모르는 소망입니다.
* 21세기 문명의 예언서 <존 스튜어트 밀/자유론>
사회가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은 타인과 관련된 행동뿐이다. 오직 본인 자신만 관련있는 것은 절대적으로 그 사람의 몫이다. 자기 자신의 육체와 정신에 대한 주권은 각자의 것이다. 존 스튜어트 밀은 오늘 우리를 본다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대들은 인간의 모든 자랑스러운 것의 근원을 보여주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