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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를 좋아하세요(세계문학전집179)
5.0
  • 조회 217
  • 작성일 2025-08-01
  • 작성자 김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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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를 좋아하세요

학창시절 세계문학전집을 읽고 유명한 소설가와 그 작품들의 이름들을 외울 때가 있었다. 그때부터 프랑스 여성 작가인 프랑수아즈 사강의 슬픔이여 안녕,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같은 작품의 이름을 많이 들어봤는데 막상 읽을 기회는 없다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에서야 이렇게 읽어보게 되었다. 요즘처럼 클래식 음악을 듣는 사람이 많지 않은 시대에, 더구나 모짜르트, 베토벤, 바흐와 같은 작곡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브람스를 제목에 쓴 소설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읽기 시작했다. 나 또한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면서도 브람스의 작품은 많이 들어보지 못했는데, 이 소설을 읽고 난 후에는 브람스의 작품도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소설은 분량도 많지 않고 내용도 심각하지 않으며 읽기 쉽게 되어 있어서 부담없이 금방 다 읽을 수 있었다. 이 소설을 쓴 작가는 성인이 되기 전체 첫번째 작품을 발표하면서 유명해졌고 이번에 읽게 된 소설도 20대에 발표했다. 비록 이 소설가는 지금은 작고하셨고 옛날 사람이 되어버렸지만 이 소설은 20대의 젊은 작가가 썼던 만큼,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그런 젊은 감각이 살아 느껴지는 것 같았다. 소설의 줄거리는 간단했다. 39세의 이혼한 여성이 오랜 남자친구의 무관심 속에서 외로움을 느끼다가 14살 어린 청년의 열렬한 구애에 따라 사랑을 느끼게 되었으나, 결국 나이 차이에 대한 사회적 시선과 앞으로 두 사람 간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이별을 고하고 원래의 연인에게로 돌아가는 결말이다. 사랑을 주제로 한 내용이지만 결론적으로 뭔가 이루어진 것도 없고 해피엔딩도 아니다. 아마도 동화가 아닌 바에야 우리 현실은 이처럼 마냥 행복한 결말이 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다.

이 소설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들을 던져주고 있다. 남녀 평등이 이루어지고 많은 사회적 고정관념이 사라졌다고 생각되는 요즘에도 남자가 연하이고 여자가 연상인 관계는 그 반대에 비해 흔하지는 않다. 이 소설이 쓰여졌던 시점에는 더욱 그랬을 것이라고 보인다. 물론 이 소설의 배경이 프랑스라서 보다 자유분방하고, 실제로 소설 속에서도 주인공 여성의 오랜 남자친구는 연인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다른 여성을 대놓고 만나는 등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여성에게만 더 가혹한 기준을 요구하는 것이 더욱 불합리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그 시대와 그 사회 속에서 살아가야 할 수 밖에 없고, 불합리한 사회 관념에 대해서도 바꿀 수 없다면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 소설에서는 연상연하 커플에 대한 사회적 시선만을 문제 삼고 있으나, 비단 그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다보면 많은 불합리함 속에서 살 수 밖에 없는데 그런 어쩔 수 없는 부분은 받아들이고 살 수 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체념은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다.

그리고 우리 사회도 지금은 이혼율이 상당히 높아지는 등 많이 바꼈지만 얼마 전만 해도 남녀가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리면 백년해로를 해야 하고 혹시라도 이혼을 하게 되면 사회적으로 안 좋은 시선을 받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좋아서 결혼했다가도 시간이 지나서 서로가 싫어지면 헤어지는 일은 너무도 쉽게 생각되고 있다. 이 소설에서도 물론 프랑스라는 자유 분방한 사회라는 특징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서로 만나다가도 금새 헤어지고, 서로 연인 관계를 유지하는 중에도 다른 사람을 만나는 등, 사랑이라는 것이 영원하지 않고 덧없으며, 어떤 책임감보다는 일시적인 감정에 불과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책임감 때문에 마음에도 없는 관계를 계속 유지하면서 고통을 받는 것도 못 할 일이지만, 사랑을 각자 느끼는 감정을 속이지 않고 감정에 충실하다면 이와 같이 한편으로는 사랑이라는 것이 너무나 가볍게 느껴지는 허탈함도 있다.

또한 이 소설을 읽으면서 느꼈던 것은 나이에 따른 감정의 변화이다. 주인공 여성은 39살이고, 그보다 14살 어린 남성은 25살로서 각자 다른 시대를 살고 다른 경험을 한 사람들이다. 물론 나이를 떠나서 한 인간으로서 서로에 대해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낄 수는 있겠지만, 나이 차이에 따른 각자의 생각 차이가 관계가 지속될수록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남녀의 나이 차이가 바뀌어도 14살 정도면 큰 차이이다. 25살이면 미래에 대한 현실감각이 보다 떨어질 수 밖에 없고 단지 지금 현실에서 느껴지는 감정에 더 충실하기 때문에 그래서 더 열정적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39살은 분명 미래에 대한 고민이 더 많아지는 나이이기 때문에 지금 감정에만 충실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만약 10년이라는 시간이 더 지나면 여성은 49살이 되고, 남성은 35살로서, 주인공 여성으로서는 그렇게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남성이 다른 유혹을 뿌리치고 자신만을 계속 사랑해 줄 수 있을지 확신을 가지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설의 결말은 원래의 연인으로 다시 돌아가게 되는데 그렇다고 해도 그 연인은 잘못을 뉘우치고 상대에게 충실하게 바뀌는 것이 아니라, 예전처럼 여전히 상대를 외롭게 방치한다. 그런 관계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은 그 외에는 다른 더 좋은 대안이 없다는 것이고, 사랑이라는 감정보다는 익숙함이라는 편안한 감정을 더 중요시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살아가다보면 모든 면에서 내 마음에 쏙 드는 선택을 하면서 살아갈 수는 없는 법이다. 현실적으로 다소 불만이 있더라도, 혹은 많은 불만이 있더라도 참고 살아갈 수 밖에 없는 면이 분명히 생기게 된다. 그런 것을 체념하고 살아가면 욕구불만이 쌓일 수 밖에 없고 왜 그런지 본인도 깨닫지 못하면서도 삶의 의욕이 없어지게 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실의 인생은 항상 해피엔딩일 수 밖에 없다는 점은 인정하고, 삶에서 기대 수준을 낮추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만 집중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소설의 작가는 이미 타계하셨지만, 젊은 날에는 이처럼 멋진 소설도 쓰고 치열하게 살았던 모습을 보면, 나 또한 살아있는 이 시간을 보다 소중하게 생각하고 조금 더 열심히, 그리고 치열하게, 또한 나의 감정에 보다 충실하면서 살아야 나중에 후회가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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