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과 인간』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어느 유별난 종의 개념적 문제」에서는 인간은 다른 종과는 너무나 달라 본성이 전혀 없다고 하는 의견을 고찰해본다. 이런 견해가 무엇을 의미할 수 있는지 묻고, 종의 장벽을 객관적으로 생각할 때의 어려움을 평가하고, 본능, 목적, 본성 같은 난감한 개념을 정리하려고 시도한다. 제대로 이해하면 우리에게 본성이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 인간의 존엄성에 위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미즐리의 결론이다.
2부 「심리학에서 기예와 과학」과 3부 「이정표」에서는 이 본성을 어떻게 연구해야 하는지 묻는다. 여기서 미즐리는 윌슨을 비롯한 생물학자들의 이론을 소개하고 분석하면서 “과학을 제대로 해내려면 필요하지만 과학의 일부는 아닌, 그럼에도 그 자체로 엄정하고 체계적이며 적절하다는 뜻에서 ‘과학적’인 배경사고”가 얼마만큼 유용한지 고찰해본다. 그런 다음 ‘이기적 유전자’나 ‘포괄적 유전적 적합성’ 등 진화 생물학자들의 오류의 핵심이자 진화에 대한 전반적 이해를 방해하는 뒤엉킨 개념들을 걷어내고 정리한다. 아울러 본성에 대한 이해가 우리 삶에 실질적으로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묻는다. 여기서 미즐리는 진화는 가치관과 직접 관련되어 있다고 말한다. 가치관은 욕구를 반영한다. 우리는 육체를 벗어난 지성체도 아니고 그렇게 될 필요도 없다. 우리는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하나의 명확한 종에 속하는 동물이며, 이 사실이 우리의 가치관을 형성한다는 것을 증명한다.
4부 「인간의 표식」에서는 우리에게 본성이 있다는 관념이 정당하다는 것이 입증되었다고 간주한 상태에서 우리 본성을 구성하는 여러 부분의 관계를 살펴본다. 말, 합리성, 문화 등 전통적으로 인간과 결부되는 특징을 들여다보고, 우리의 바탕에 깔려 있는 다른 종들과 매우 비슷한 감정 구조를 배타적이거나 적대적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거기서 성장해 그것을 완성해가는 입장에서 바라볼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다.
5부 「공통의 유산」은 간략한 결론으로서 앞으로의 연구 방향을 제시한다. 미즐리는 생물권에 속해 있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못하도록 가로막아온 담장을 살펴보고, 인간을 나머지 생물권으로부터 철저하게 분리하기를 고집하는 것이 우리의 생존뿐 아니라 진정한 존엄성에까지 얼마나 치명적인지를 보여준다. 이를 통해 “인간은 혼자서는 이해될 수도 구원될 수도 없다”는 것이 미즐리의 결론이다.
『짐승과 인간』에서 미즐리는 백지 이론에 대한 비판을 시작으로 이성과 진화라는, 얼핏 상반돼 보이는 듯한 주제를 깊이 있게 탐구한다. 그는 어떤 이들은 이성이 초자연적인 지도자라고 주장하지만, 이성은 고유한 진화적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여기에는 우리의 감정과 상상력이 얽혀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성적(합리적)’이라고 불리는 것은 그 사람이 똑똑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들이 자신의 상충하기도 하는 자연적인 욕구와 필요를 이 복잡한 세상에서 일관성 있게 전체로 조직했다는 의미라고 말한다. 또한 세상을 보는 것을 방해하는 (과학주의의) 분열된 시각의 위험을 경고하면서 전문화가 우리 자신에 대한 감각을 분열시키고, 인간 지식을 폐쇄적으로 고립시킨다고 경고한다. 분열된 세계관은 환상이며, 이는 인간의 잠재력과 자연 세계의 파괴를 초래한다. 나아가 진실하고 건강한 시각은 우리 자신의 모든 측면이 온전한 인간을 이루는 구성요소이고, 우리는 분리될 수 없는 사회의 일부이자 우리를 한없이 작게 느끼게 하는 동시에 우리가 고향으로 느끼는, 살아 있는 광활한 세계의 일부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