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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5.0
  • 조회 238
  • 작성일 2025-05-30
  • 작성자 조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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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는 폭넓은 지식에다 대담한 해석과 통찰에, 대중을 흡인하는 경쾌한 글솜씨까지 겸비한 하라리의 책을 읽는 경험은 성대한 지적 향연에 초대받는 즐거움을 준다. 고고인류학부터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생명공학, 정보기술, 데이터과학에 이르는 신구 학문의 최신 성과를 고루 담고 있어, 《사피엔스》를 읽고 나면 웬만한 분야의 주요 저서들을 두루 섭렵한 셈이 된다. 그러면서도 그는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들을 무겁지 않게 풀어낼 줄 안다. 각 분야의 연구 성과들을 소화해 이야기의 토대와 큰 줄기로 삼되 절묘한 지점에서 자신만의 추론과 상상으로 가지를 뻗는다. 자연과 문화, 물질과 의식, 성과 속, 종교와 과학, 민주주의와 민족주의, 정체성과 의미, 알고리즘과 데이터 같은 굵직굵직한 학문적 담론이 그의 손에서는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둔갑한다.

유발 하라리가 지속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 것을 공유할 수 있는 사피엔스의 능력이다. 흔히 ‘추상적인 것’이라고 말하는 개념이다. 인간의 사회는 ‘신화’의 성립에 의해 유지된다는 것은 롤로 메이의 ‘신화를 찾는 인간’에서 충분히 이해될 수 있다. 신화나 종교, 심지어 사회 제도 또한 인간이 서로를 인정하기에 유지되는 것이다. 경제학자들이 ‘화폐’란 때로는 종이조각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1조 달러’짜리 짐바브웨 지폐를 한국에서는 종이조각에 불과한 것과 같은 이치다. 한편으로 역사는 개별 유기체의 행복에 무관심하다는 그의 주장은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설명과도 맞닿아 있다. 역사를 보는 우리는 몇 백 년, 몇 천 년의 시간을 한 번에 훑어보며 사람들의 업적과 그 사회의 변화를 평가하지만, 당대를 살아가는 사람은 백 년도 채 안 되는 삶으로 그 변화를 이루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결정적으로 현대 문화를 이룩한 것은 산업혁명과 맞닿은 과학혁명이란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제1장의 인지혁명을 통해 인류가 추구해온 것은 우주와 자연세계에 대한 이해였지만, 실질적인 과학의 발전은 비교적 근래에 이루어졌다. 저자는 그 이유를 ‘이그노라무스 ignoramus - 우리는 모른다’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말한다. 이에 대하여 고대의 전통 지식은 오직 두 종류의 무지, 한 개인이 뭔가 중요한 것에 대해 모를 수 있지만 그보다 현명한 누군가에게 물으면 해결할 수 있었고, 전통 전체가 모를 수 있지만 그게 무엇이든 중요치 않은 것이기에 관심 밖의 일이었다. 하지만 과학은 중요성을 따지지 않고 모른다는 것을 인정했고, 한 개인보다 더 현명한 자는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 이 얘기는 공자가 자로에게 ‘모른다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진짜 아는 것이다’라고 한 것과 같은 의미다. 그러한 차이를 유럽에서 빈 공간이 많은 세계 지도를 그리기 시작했다는 점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최소 130권이 넘는 책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특히 미래에는 ‘사피엔스가 아닌 인류와 다시 한 번 경쟁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점을 인식시킨다. 하지만 모든 학문이 지향하는 바와 같이 저자가 추구하는 것도 우리의 ‘행복’이다. 농업을 통해 인류가 정착하고, 산업과 과학이 발달하였지만, 우리의 삶이 과연 수렵채집인보다 더 행복할까? 란 그의 진지한 물음 앞에 우리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아야 한다. 그가 말하는 ‘사치품은 필수품이 되고 새로운 의무를 낳는다’란 문구처럼, 인류의 미래는 아무리 좋아지더라도 새로운 의무에 갇히게 될 뿐이다. 좋은 질문을 던진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미 우리는 미래의 행복을 위한 발걸음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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