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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경 요리
5.0
  • 조회 201
  • 작성일 2025-08-25
  • 작성자 주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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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를 잘하진 않지만 요리를 할 때 왠지 모르게 평온함을 느끼는 편이다. 특히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요리할 때 애정을 담고 집중을 하기에 도파민 같은 것이 생기는 것 같다. 하루 세끼 집 밥을 해 먹는다면 내 손으로 세 번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셈이다. 나와 가족들의 몸을 구성할 어떤 것을 만든다는 점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건강한 재료를 사고 건강하게 만들려고 노력한다. 건강한 재료는 계절에 맞는 식재료에서 온다. 이 책의 겉표지에 적혀 있는 문구가 좋았다. “생각 한 알, 계절 한 스푼, 요리 한 그릇, 이윤경 요리.” 계절에 맞는 식재료로 요리를 해 먹는 것은 일상의 기쁨 중 하나다. 계절과 그 계절에 따른 식재료들이 사랑스럽고 믿음직스럽게 여겨진다. 요리를 처음 시작할 때에는 멋진 요리를 하고 싶어서 레시피에 있는 모든 재료를 다 구비하고는 처지 곤란인 적도 있었고 흥미가 앞서 무리하여 잔뜩 산 식재료들이 버거울 때도 있었다. 이런 시행착오를 겪으며 몇 년이 지나니 지금은 요리에 관련한 활동들이 좀 더 가볍고 가뿐해졌다. 유기농, 무농약 제철 식재료들을 소량으로 구입해 바로 먹을 정도의 양만 요리한다. 완벽하진 않지만 그 계절의 땅 맛과 풀 맛을 느끼려고 한다. 집에서 내가 해 먹는 식사만큼은 좋아하는 것 안에서 자유로운 방식으로 건강한 기쁨과 감탄하는 순간들을 마음껏 누린다.

계절에 딱히 상관없이 늘 쓰는 재료는 토마토, 계란, 양배추다. 특히 토마토는 붉은 열매의 충만한 기쁨이다. 요즘 같은 여름에는 맛이 제대로 든 포동포동한 토마토를 만날 수 있는데, 그런 토마토가 도착한 날이면 얼마나 든든한지 모른다. 생으로도, 다양한 조리 방법으로도 맛있게 먹을 수 있고, 다른 채소들, 해산물, 육류, 계란, 유제품이랑도 두루두루 잘 어울리는 토마토를 정말 좋아한다. 요시나가 후미 작가의 만화책 <어제 뭐 먹었어?>는 사십대의 변호사 카케이시로 씨가 매일 알뜰하게 장을 보고 메뉴를 고심해 집밥을 요리하는 에피소드들이 실려 있는 시리즈이다. 1편에 소개된 ‘토마토 참치 국수’를 조만간 해 먹어 봐야겠다.

장볼 때 가격을 꼭 보는 편이지만 달걀만은 그렇지 않다. 가격에 상관없이 가능한 좋은 환경에서 건강한 먹이를 먹고 지내는 닭들이 낳은 달걀을 구입하고 있다. 냉장고에 재료가 아무것도 없이 달걀만 있어도 어느 정도는 든든하다. 대충 조리해도 달걀은 언제 어디서든 살아남는다. 이렇게 게으르고 대충대충 만든 것 같은 달걀 요리만 먹고 싶은 날도 있을 만큼. 단백질과 미네랄, 비타민이 풍부한 달걀은 정말 요긴하고 고마운 식재료이다. 배가 많이 고프지 않을 때나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이면 간장계란밥을 해먹는데 어제는 냉장고에 있는 양배추를 발견하고 함께 볶아 넣었다. 양배추도 정말 만능이다. 겉의 큰 잎은 쪄서 쌈밥으로 해 먹고, 안쪽의 작은 잎들은 요리 군데군데 활용한다. 단단해서 낭비하는 법이 없고, 달달한 맛은 실패하는 법이 없다.

요리를 하다 보면 음식, 좀 더 정확히는 ‘식재료’가 하와이어 ‘마나’라는 단어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한다. mana, 신이 지니고 있는 본래 힘이라는 뜻을 지닌 생기 가득한 단어다. 앞으로도 계속 재료를 돋보이게 하는 조리법을 선호할 것이다. 생명력 넘치는 식탁을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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