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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
5.0
  • 조회 210
  • 작성일 2025-07-30
  • 작성자 하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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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주는 1년 반 전 치매가 심해진 엄마와 살기 위해 엄마의 임대아파트로 들어왔다. 이혼 후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 발에 화상을 입고 그 후유증으로 일자리도 구할 수 없어 선택한 길이었다. 100만 원 남짓한 엄마의 연금에 의지해 엄마를 간병하며 살아가던 명주는 갑작스러운 엄마의 죽음에 자신의 삶도 끝내려 자살을 기도하지만 실패한다. 명주는 마음을 바꿔 엄마의 시신을 미라로 만들고 당분간 엄마의 연금으로 살기로 한다. 하지만 시신에서 냄새가 나기 시작하고 엄마의 친구라는 진천할아버지와 이혼 후 떨어져 살던 딸 은진이 접근해오자, 매장이 시급해진다. 화상 후유증을 진통제로 달래면서 매장할 장소를 고민하던 명주는 피를 묻힌 채 복도로 뛰쳐나온 옆집 청년 준성과 마주친다.
명주의 옆집에 사는 준성은 고등학교 때부터 뇌졸중과 알코올성 치매가 있는 아버지를 돌보며 사는 스물여섯 살의 청년이다. 물리치료사가 되어 병원에 근무하는 것이 꿈이지만, 매일 아버지를 운동시키고 살림에 대리운전까지 하는 그의 나날은 녹록지 않다. 아버지를 회복시키려는 그의 노력에도 몰래 술을 사 마시는 아버지에게 절망하던 차, 집에 불이 나 아버지가 화상을 입게 되고, 준성마저 손님의 외제차에 손상을 입혀 거액의 수리비가 나온다.
준성은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어 아버지를 집으로 모셔 오고 수리비를 재촉하는 차주의 압박전화에 시달리며 점점 피폐해져 간다. 그러다 아버지를 목욕시키던 중, 실수로 아버지를 놓쳐 죽음에 이르게 한다.
손에 피를 묻힌 채 뛰쳐나온 준성을 급히 집 안으로 데리고 들어간 명주. 욕실 바닥에 피를 쏟고 누워 있는 노인을 보고 119를 부르려는 순간, 난 이제 감옥에 가냐며, 이제껏 내 인생은 뭐였는지 모르겠다고 울부짖는 준성을 본다. 평소 준성을 안쓰럽게 여기던 명주는 준성이 경찰 조사와 재판을 받고 죄책감에 폐인처럼 살아갈 모습을 떠올리며 그를 위한 최선이 무엇일지 고민한다. 긴 간병의 터널 끝에서 두 사람이 내린 결정, 누가 거기에 돌을 던질 수 있겠는가. “개인의 차원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불운과 절망”으로 시작된 소설은 두 주인공을 극한 상황으로 내몰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잔혹한 현실은 역설적이게도 인간적인 연대와 온기를 발견해가는 과정으로 전환된다.” 임대아파트 벽 하나를 사이에 둔 이웃인 명주와 준성은 서로의 처지에 공감하며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 명주가 준성에게 연민을 느끼고, 준성이 명주에게 동조하면서 둘은 서로를 의지해 앞으로 나아간다. 거액의 수리비에 대한 대리기사 카페의 조언도 준성에게 연대의 힘을 자각하게 한다. 두 사람을 태운 트럭이 두 구의 미라를 싣고 눈이 펑펑 쏟아지는 고속도로를 헤쳐 나가는 장면은 이제 그들이 고난의 겨울을 지나 온기 가득한 계절로 진입하고 있음을 아름답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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