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책을 읽다보면 작가들 마다 글이 다르고 글 안에 작가만의 고유한 개성이 묻어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개성은 소설보다는 산문집에 좀 더 잘 드러나는것 같다. 앞서 읽어 보았던 한강 작가의 산문집에서는 엄청난 고민 끝에 문장 하나하나가 씌여졌다는 느낌을 받았다면 이번에 읽은 김영하 작가의 산문집은 어깨에 힘을 빼고 편안하게 이야기를 듣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방송 출연이 많은 작가의 모습과 이미지가 겹쳐지면서 방송에서 하는 조곤조곤한 말투 그대로 글이 읽어지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물론 작가는 글을 쓸 때 충분한 고민과 여러 번의 수정 끝에 완성된 작품을 출간하는 것이겠지만 이러한 글을 쓸 수 있는 작가의 능력에 대해서 부럽다는 생각도 든다. 단순히 말을 문자화 한 것이 글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글을 어떻게 쓰는가에 따라 전해지는 느낌은 다르다. 책의 제목인 '단 한 번의 삶'과 서문에 해당하는 첫번째 장의 제목인 '일회용 인생' 그리고 후기에 표현현된 '인생 사용법'만 보아도 작가의 삶에 대한 조금씩 다른 생각을 읽을 수 있다. 후기에 작가가 쓴것 처럼 애초 '인생 사용법'이라는 제목에서 시작되었던 글이 '단 한번의 삶'이라는 제목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작가가 인생에 대해서 자신있게 할 말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부분은 조금 놀랍기도 하였다. 나름 인기 작가로 인정받고 있고 여러 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깊은 지식수준을 간접적(?)으로 드러내왔던 작가가 정작 인생에 대해 할 말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조금은 모순처럼 느껴지기도 했고 어쩌면 한 번 밖에 없는 삶이기 때문에 많은 고민 끝에 특정한 내용으로 인생을 정의 내리고 싶지 않았던 것으로도 볼 수있다. 제목에서 기대했던 것은 인생은 이런 것이고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자기계발서스러운 내용이었지만 정작 책의 내용은 작가의 경험을 담담하게 풀어내면서 이를 읽는 이와 조심스럽게 공유하는 내용으로 개인적으로는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좀 더 한단계 높아진 작가의 생각과 글솜씨를 체험할 수 있었다. 이런 글을 읽으면 즐겁다는 느낌과 작가가 계속 이런 글을 써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면에서 한참 전에 읽어 본 작가의 '여행의 이유'이후 이 책이 6년만에 출간된 점은 조금은 아쉽지만 다음의 글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이유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