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 '양자역학'... 모두 듣기만 해도 몸서리처지는 이름들이다. 물리학도 물리학이거니와, 양자역학은 눈으로 볼 수 없는 세계라는 점에서 직관적으로 와닿은 적이 없다. 내가 양자역학에 대해 처음 흥미를 가졌던 것은 즐겨보던 영화시리즈, '마블'에서 언급된 이후이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이하 MCU)에 앤트맨이라는 캐릭터가 등장한 이후로 양자역학이 내 흥미를 끌어당기기 시작했다. 앤트맨이라는 캐릭터는 몸 크기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데, 크게는 비행기만한 사이즈에서(캡틴 아메리카3 : 시빌 워 참조) 작게는 양자역학에 나오는 분자 사이즈까지 작아질 수 있다. 그 양자역학의 세계에서 해당 캐릭터는 시간과 차원을 넘나들 수 있다고 묘사된다. 도대체 양자역학의 세계는 어떤 세계이길래 그런 말도 안되는 일들이 벌어진단 말인가?
이 책의 저자인 김상욱 교수는 대중들에게 친근하다.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고 신비한 잡학사전) 시리즈 등 미디어에 얼굴을 꾸준히 비추었고, 그가 설명하는 과학지식들은 대체로 일반인들이 듣기에 이해하기 쉽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으로 접하는 양자역학에 대해서 많은 기대를 하며 책을 펼쳤다. 과연 내가 기대했던 대로 양자역학에 대해 굉장히 위트있고 쉬운 설명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대략적이나마 '이런 개념이구나.' 하는 감을 잡을 수 있었다. 양자 역학에 있어 내가 가장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식의 설명들이었는데, 이 부분은 결국 내가 '느껴'야만 하는 부분이었단 것이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의 감상이다. 뭔가 하나하나 집착하면서 이건 왜 그런거지, 저건 왜 그런거지 할 수 있는 학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냥 이해가 잘 안되어도 통으로 쭉 읽으면서 감을 잡아야하는 분야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내게 너무나도 어렵고 모호하던 세계인 양자역학에 조금이나마 발들일 수 있게 된 이 책에 감사하다.
이 책은 물리학에 조금이나마 관심이 있거나 양자역학이 도대체 뭔지 모르겠지만 알고싶을 때 입문용으로 추천한다. 적당한 유머를 곁들여서 물리학의 역사와 각종 실험들과 함께 풀어낸 서술방식은 거부감없이 이 책을 완독할 수 있게 만들었다. 나 또한 가볍게 펼쳐든 책을 한번에 읽을 수 있었다. 덕분에 물리학을 '찍먹'하게 되어 좋은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