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대웅 작가의 『최소한의 과학공부』는 과학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과학을 친근하고 흥미롭게 느끼게 만드는 교양서이다. 이 책은 물리학, 화학, 생물학처럼 학문별로 분리된 과학 지식을 단순히 나열하는 대신, 인류 역사 속에서 과학이 사회와 정치, 경제, 철학과 어떻게 얽히며 발전해 왔는지를 서사적으로 풀어낸다. 특히 과학 비전공자인 문과 출신 저자가 쓴 책인 만큼, 전문적인 수식이나 복잡한 이론 대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비유와 사례 중심으로 구성된 점이 돋보인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과학이 결코 ‘순수한 학문’으로만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맨해튼 프로젝트를 다루는 부분에서는 과학이 정치와 권력에 의해 얼마나 빠르게 방향을 틀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산업혁명과 전기, 트랜지스터, 리튬이온 배터리의 발전 과정을 통해 과학이 경제와 맞물려 인류의 생활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왔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저자는 뉴턴의 결정론에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그리고 양자역학에 이르는 세계관의 변화를 흥미롭게 설명하며, 과학이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사고방식과 철학까지도 변화시켜 온 거대한 힘임을 일깨운다.
무엇보다 이 책의 장점은 ‘최소한’이라는 제목처럼 방대한 과학사를 짧고 압축적으로 전달하면서도 흐름을 놓치지 않는 점이다. 각 장은 불필요한 배경지식을 과감히 생략하고, 핵심 사건과 개념만을 중심으로 스토리텔링하기 때문에 과학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독자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정보를 나열하지 않고, 과학이 사회와 인간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끊임없이 질문하며 독자를 생각하게 만든다.
이 책을 읽고 나서 과학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도 달라졌다. 이전에는 과학을 단지 기술적 성과나 복잡한 공식으로만 인식했지만, 이제는 그것이 인간의 삶과 사회의 구조를 이해하는 중요한 관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특히 과학을 전공하지 않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고, 인문학적 호기심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최소한의 과학공부』는 과학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입문서로, 이미 과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책으로 추천할 만하다.
과학을 ‘이과 전공자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왔던 편견을 깨고 싶다면, 이 책은 더할 나위 없는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다. 과학을 삶의 맥락에서 다시 바라보고 싶게 만드는 이 책은 단순한 교양서가 아니라, 과학과 인간을 연결해 주는 징검다리와도 같은 역할을 한다고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