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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의 얼굴들-개정판
5.0
  • 조회 195
  • 작성일 2025-08-28
  • 작성자 이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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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의 얼굴들』은 법조인의 시선에서 바라본 법정의 다양한 인간 군상을 다룬 책으로, 판사·검사·변호사라는 직역의 차이를 넘어 법정에 선 사람들의 모습과 그 뒤에 담긴 사회적 맥락을 진솔하게 풀어낸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느낀 것은 법정이 단순히 정의의 실현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수많은 인간사의 갈등과 상처, 그리고 희망이 교차하는 장소라는 사실이었다. 우리는 흔히 법정을 뉴스 속 범죄자나 극적인 판결의 장면으로만 기억하지만, 실제 그 공간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이 얽히고 풀리는 현장이며, 누군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는 중대한 무대다.

저자는 법정에서 마주한 다양한 사건과 인물들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피고인, 냉정하지만 속으로는 고민하는 판사, 피해자의 분노와 슬픔을 온몸으로 드러내는 가족들까지, 각자가 가진 얼굴은 모두 달랐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보인 것은 인간적인 결핍과 욕망, 그리고 사회 구조적 문제들이었다. 범죄가 단순히 개인의 도덕적 타락에서만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가난, 가정불화, 교육의 부재, 사회적 차별 같은 현실적 요인과 맞닿아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 점에서 법정은 사회의 거울이자, 그늘을 드러내는 무대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책 속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판사의 고뇌를 다룬 대목이다. 판결은 결국 법과 원칙에 따라 내려져야 하지만, 눈앞의 사람이 단순한 ‘사건 번호’가 아니라 삶을 살아온 한 인간이라는 사실이 판사의 마음을 흔들 때가 많다. 판사는 냉정한 판단을 내려야 하는 위치에 있지만 동시에 가장 깊은 인간적 공감과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 법정은 이성의 공간이지만, 그곳에 선 이들은 모두 감정을 가진 인간이라는 사실을 저자는 거듭 강조한다.

책을 읽으면서 나 자신도 법과 정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법은 완벽하지 않다. 법정에서 내려지는 판결은 객관적 진실에 최대한 다가가려는 시도이지만, 언제나 한계와 불완전함을 내포한다. 그래서 법정의 얼굴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단순히 승패나 유무죄로만 환원될 수 없다. 오히려 그 속에서 인간이 얼마나 복잡한 존재인지, 사회가 얼마나 불균형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지를 읽어내야 한다.

『법정의 얼굴들』은 법정이 단순히 법리적 싸움의 장이 아니라 인간과 사회를 비추는 공간임을 보여준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법정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얼굴 속에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결국 법정은 우리 사회 전체의 축소판이며, 법은 인간의 삶을 이해하려는 끊임없는 노력 속에서만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다는 것을 깊이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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