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평등하고, 뭐든 할 수 있고, 아무도 죽지 않는 세계, 영원한 천국(이걸 진짜 천국이라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에 산다면...... 인간은 과연 평화로워질까? 작가는 이런 물음을 던진다. 과학은 후진하지 않는다. 세상의 바람이나 우려와 무관하게 앞으로 질주한다. 그 결과 인간은 멀지 않은 미래에 어떤 특이점에 이르게 될지도 모르겠다. 한 세계와 한 세계의 국경을 넘어선 지점, 인간이 사피엔스의 외피를 버리고 데우스의 세계로 업로드되는 시점. 이 이야기는 거기에 자리를 잡고 있다. 과학에 대한 지식이 지극히 상피적인 우리들은 그 세계를 상상으로 그릴 수 밖에 없다. 모두 평등하고 뭐든 할 수 있으며 아무도 죽지 않는 불멸의 삶에 대해. 결핍이나 불운, 갈등 같은 골칫거리가 없는 세상에 대해.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한마음으로 염원해 온 신화의 세계. 영원한 천국에 대해. 그 곳에서 인간은 어떤 삶을 살아갈까? 무엇을 욕망하고, 무엇을 추구할까? 생각한 대로 이루어진다면 욕망할 대상도 추구할 가치도 없을 텐데. 욕망과 추구에서 벗어난다면 인간은 정말로 평화로워질까, 평화로운 삶은 축복일까, 저주일까? 축복인지 저주인지를 받은 인류에게 마지막까지 남을 인간적 본성은 무엇일까... 이 소설은 그러한 질문들 속에서 시작된 이야기이다. 영원한 천국에 살더라도 인간은 결국 자기 문제를 끌어안고 끙끙댈 존재다. 이 책은 '견디고 맞서고 끝내 이겨내고자 하는 인간의 마지막 욕망'에 대한 이야기라고 작가는 말한다. 자기 삶의 가치라 여기는 것에 대한 추구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어쩌면 우리는 그러한 본성을 외면하고 숨기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사회적인 존재인 동시에 지극히 개별적인 존재이기도 하다. 개별적인 존재로서의 나는 내 삷의 실행자인 나를 오롯이 책임져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항상 기억해야 한다. 우리의 유전자 속에는 자신이 진실로 원하는 가치를 끝까지 추구하려는 본성이 숨쉬고 있으며, 그것은 우리의 삶을 가장 우리답게 살아가도록 유인하는 소중한 무기가 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