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자가 있었다. 그리고 한남자가 있었다.
여자는 어느 순간 말을 잃게 되었고 남자는 시력을 잃어 가고 있었다.
여자는 대학졸업후 출판사를 다녔고 이후 칼럼을 써며 문학강사로 일하다 갑자기 말을 잃게 되었다. 17세 이후 두번째 일이었다.
말을 잃기전 여자는 어머니를 잃었고 남편과 이혼했으며 아들의 양육권도 잃었다.
삶의 의미를 모두 잃은 그녀의 정신적 고통이 실언의 원인이었을 것이다.
인생의 체념과 극단적 정신적 고통의 가중속에 그녀는 언어에 대해 집착했다.
그녀는 어느날 그 옛날 불어에서 희망을 느낀것처럼. 실낯같은 희망의 일환으로 희랍어 강의에 참여하게 된다.
고대 희랍어는 철학과 사유의 언어였따.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소크라테스가 사용한 언어. 생각하고 사유하고 고민을 통한 철학적 언어였다. 탐구의 과정을 거쳐 폭력을 절제와 사유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언어였다.
남자는 수업시간에 희랍어의 특징을 설명하며 언어의 발전과정을 설명한다. 언어와 사랑은 처음에는 가능성의 가닥만 갖추고 있다. 그리고 서서히 사용하는 사람들에 의한 체계가 만들어 진다.
그리고 정점이 지나면 불꽃은 사그라 들며 편하게 변해간다. 어떤 의미에서는 쇠락이지만 또 다른 면에서는 발전이고 전진이다.
남자는 희랍어 수업의 강사이고 여자는 수강생이다.
소설은 두사람의 세계를 평행선처럼 그리다 여자가 희랍어로 시를 썻을때 처음 접점을 형성한다.
남자가 희랍어로 시를 썼다는 것을 봐도 되겠냐고 묻자 여자는 박차고 나간다.
남자는 여자를 쫓아 된다고 수화를 통해 이야기 한다. 들을 수 없는 그녀에게 하지 못하였던 행동을 고치듯 여자를 용기 내어 붙잡고 사과한다.
남자는 그의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시력을 잃었다.
그리고 수업의 마지막 날, 남자는 의도하지 않은 사고로 안경을 깨뜨리고, 여자가 우연히 남자를 구한다. 여자는 남자를 부축해 응급실로 데려간다.
응급실에서 남자는 듣고, 여자는 본다. 두 사람은 서로의 감각을 동원해 상황을 꿰어 맞춘다. 남자가 집 안을 안내하고, 물은 여자가 따른다.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