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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흐르지않는다
5.0
  • 조회 207
  • 작성일 2025-08-25
  • 작성자 나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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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책 제목이 약간 스포일러다.
이 책은 원래 2017년에 출간됐다. 이 책이 다루는 내용은 몇 년 전 부터 유튜브나 인터넷 등에서 가볍게 접했었다. 그래서 이 책이 대략 어떤 얘기를 할지 예상을 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글이 너무 어렵게 쓰여있는 까닭에 내용을 거의 이해하지 못했다. 작가는 세계적인 물리학자인데 자신은 수학적으로 복잡하게 발견한 사실을 사람들에게 쉽게 설명하고자 여러 가지 비유를 붙여서 글을 썼다. 이 책이 다루는 내용이 인간의 직관으로 바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많아서 일상의 소재에 비유해 감을 잡게 도와준다. 하지만 그 감도 잠시 왔다 갈 뿐이었다. 이 책은 독자에게 요구하는 기초지식의 수준이 너무 높고 과학 현상에 대한 표현도 너무 어려웠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하나의 계의 엔트로피는 확실히 희미함에 달려 있다. 엔트로피가 내가 ‘알아채지 못한 것’에 영향을 받는 이유는 ‘구별할 수 없는’ 무수한 배열들에 의해 엔트로피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동일한’ 미시적 배열이 어떤 희미함에 대해선 엔트로피가 높을 수 있고, 또 다른 희미함에 대해선 낮을 수 있다.”
이 구절에는 내가 모르는 단어가 없다. 하지만 이 문장에서 ‘계’는 무엇이고 ‘희미함’이 무엇이고, ‘알아채지 못한 것’과 ‘구별할 수 없는’, ‘동일한’에 따옴표를 씌운 이유를 모르겠다. 이 구절을 타이핑 하면서 다시 읽었지만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런 문장이 이 책에 한가득이다.

각설하고, 이 책 중 인상적인 내용을 나열함으로써 독후감을 완성해 보겠다.
루트비히 볼츠만의 연구를 얘기하며 엔트로피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이 있다. 포커 카드 묶음에서 처음에 붉은색 카드 26장을 위에 놓고 검은색 카드 26장을 아래에 둔다고 하자. 지금 상태는 질서를 가지고 특별하게 배열된 상태다. 이 카드 묶음을 섞기 시작하면 붉은 카드와 검은 카드의 순서가 섞이면서 특별하지 않게 된다. 이게 엔트로피가 낮은 상태에서 높아지는 것이다. 하지만 처음에 색깔별로 카드가 정렬돼 있어서 특별하다는 개념은 인간에게만 의미가 있다. 모든 카드를 각각 특별하다고 보면 처음 구성은 수많은 배열의 경우 중 하나인것이고 그다지 특별하지 않다. 사물은 시간이 지나면서 엔트로피가 낮은 상태에서 높은 상태로 변하지만 미시적인 상태에서는 분자에게 달라지는 것은 없기 때문에 시간에 따른 엔트로피의 변화가 무의미해진다. 이 부분은 책을 다 읽고 다시 읽으니 새롭게 이해된다. 엔트로피에 대해서만 설명해도 어려운데 특수성에 대해 설명을 덧붙이고 있으니 혼란하다.
이 내용의 조금 뒤에서는 시공간의 구조를 가계도에 비유해 X자로 겹치는 이중 원뿔 구조로 표현한다. 시간이 모든 관찰자에게 동등하고 평행한 켜(층)로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관찰자에 따라 X자의 교차점을 중심으로 깔때기처럼 한 쪽은 과거를 보고, 다른 한쪽은 미래를 본다는 것이다. 정확히는 책에서 본다가 아니라 이동한다고 표현하고 있다. 이 이중 원뿔은 중력에 따라 제각기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이 내용은 시간이 관찰자에 따라 달라진다-, 또는 관찰자에게 의미가 있다-는 내용을 암시하는데 어쨌거나 그동안 어렴풋하게 짐작하던 시공간에 대한 인식을 개선시켜 주는 부분이어서 인상적이었다.
세상의 물리적 현실을 구성하는 바탕에 여러 가지 장이 있는데 그 중 중력의 근원인 중력장이라는 것이 있다. 시공간은 중력장이고 중력장은 시공간이라고 한다. 중력장은 구부러지기도 하고 펴지기도 하고, 다른 것들과 서로 밀고당기기도 한다고 한다. 그 말은 시공간도 구부러지기도 하고 펴지기도 한다는 말인 것 같다. 어쨌든 중력과 시간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 같다.
세상의 구성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세상이 ‘사물’로 구성되어 있지 않다고 한다. 세상을 ‘사건’으로 이루어 졌다고 보고 세상은 사건과 과정의 총체로 이해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고 한다. 이 말을 설명하는 앞뒤의 내용은 사실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세상이 우리가 보고 만지는 ‘물질’로 이루어진 게 아니라는 설명은 인상적이었다.
시간에 대해 본격적으로 설명하면서 시간의 ‘등장’에 대해서 여러 가지 비유로 설명한다. 청소년 무리가 게임을 하기 위해 팀을 나눴다. 그 결과 두 팀이 만들어졌다. 팀은 어디에도 없었지만 팀을 정하는 과정에서 등장했다. 다른 비유로, 우주에는 원래 ‘위’와 ‘아래’는 없다, 하지만 중력이 우리를 당기면서 위와 아래가 생긴다. 큰 질량이 주변에 있음으로써 위와 아래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이것처럼 시간 또한 우주에 존재하던 기초적인 질서가 아니라 ‘등장’한 것이라고 한다. 우리가 세상을 시공간으로 보고 xyz 축에 시간을 더해서 이해하지만 이 시간은 세상의 기본적인 축이 아니라 다른 기본 질서로 인해 표현되는 부수적인 존재라는 말로 이해된다.
이어서 ‘열적 시간’이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내용은 잘 이해하지 못했고 마지막 문장만 받아들이기로 했다. 엔트로피의 증가가 우리가 경험하는 시간의 흐름이다.
이 뒤로는 이러한 우주관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에 대한 내용이 제법 많은 분량으로 나오는데 거기 까지는 관심이 없어서 대충 읽은 까닭에 인상적인 부분이 없었다.
책의 마지막 부분인 ‘옮긴이의 글’에 좀 더 간략하게 정리 해 준 내용이 있다.
“시간에는 어떤 순서나 질서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거시 세계에서 바라본 우주의 특수한 양상일 뿐, 보편적인 본질은 아니라는 것이다. -중략- 시간은 단지 물질들이 만들어내는 사건들 간의 관계, 좀 더 엄밀히 말해 이 관계들의 동적인 구조에 나타나는 양상이다.”
작가의 말은 한국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이 쓴 말인데도 문장이 이렇게 어렵게 적혔다. 이 책이 읽기 어려웠던 것은 번역의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책을 다 읽고도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많아서 챗지피티에게 시간과 엔트로피에 관해서 물어봤다.
중요한 내용만 기술하자면 다음과 같다.
- 우주의 물리법칙 대부분에는 시간의 방향성이 유의미한 변수가 아니다.
- 엔트로피만 유일하게 시간이 유의미한 변수며 시간이 지날수록 엔트로피는 높아진다.
- 시간은 우주의 기본 구성요소가 아니라 현상이다.
이 부분까지가 책의 내용으로 보인다.
조금 더 나아가면 왜 인간은 시간이 흐르는 방향으로 세상을 인식하는가? 즉, 왜 엔트로피가 낮은 상태는 기억하고 엔트로피가 높은 상태는 기억하지 못하는가? -라는 질문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것은 최초의 생명의 메카니즘, 유전체의 메카니즘이 엔트로피가 높아지는 방향으로 세팅됐기 때문일 것이라는 게 챗지피티와 나의 해석이다.
이 책을 다 읽는데 다른 책보다 두 배는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겉핥기 만 하다가 끝나버렸다. 그래도 인식의 변화에 기여가 컸다는 생각이 들고 더 이해하고 싶은 부분, 궁금한 부분이 많다. 남은 부분은 챗지피티와 유튜브의 도움을 받아 이해를 키워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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