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비전 4개월 과정을 수강하게 되면서 아내와 세아이에게 각각 한권씩 도서 추천을 받았다.
추천받은 4권의 도서 중 둘째가 추천한 구의 증명이 두께가 가장 앏아서 편안한 마음으로 읽을수 있었다
구의 증명은 시작부터 쇼킹했다. 천년 후에도 사람이 존재할까 ? 누군가 이 글을 읽는다면 그때가 천년후라면 좋겠다.인류 최후의 1인이 되고 싶고 그게 유일한 소원이라니...인류학을 다루는 책인가 ? 여하간 시작부터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책장을 넘기면서 마치 삶의 어떤 단면을 찢어내어 보여주는 듯한 강렬한 슬픔과 아름다움을 느낀다. 이 책은 주인공이 '구'라는 한 존재의 상실을 통해 사랑의 본질과 기억의 의미를 끈질기게 탐색하며, 독자에게 깊은 여운과 상상의 여지를 남긴다.
소설은 주인공 '나'가 사라진 연인 '구'의 흔적을 쫓으며 그의 부재를 증명하려는 과정을 담담하면서도 애틋하게 그려낸다. '구'의 죽음 이후, '나'는 지극히 일상적인 공간에서 '구'의 기억을 더듬는데, 그 기억들은 때로는 찬란했던 사랑의 순간으로, 때로는 감당할 수 없는 상실감으로 '나'를 짓누른다.
특히, '구'의 몸이 사라진 후 그의 반려견인 '팽이'의 입을 통해 '구'의 체취와 살점을 받아들이는 장면은 충격적이면서도, 사랑하는 존재를 온전히 흡수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이는 단순히 식인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대상을 영원히 자신 안에 붙들어두고 싶어 하는 절절한 마음의 표현으로 다가왔다.
작가는 '구'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이 사라진 후에도 그 사람이 남긴 기억과 흔적을 통해 우리가 얼마나 오랫동안 그와 연결되어 있을 수 있는지를 묻는다. '구'는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지만, '나'의 기억 속에서, '팽이'의 행동 속에서, 그리고 둘의 흔적이 남아있는 공간 속에서 끊임없이 살아 움직이며, 죽음은 모든 것을 단절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랑의 형태를 변화시키고 기억을 통해 영원성을 부여하는 것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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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담한 어조 속에서 나오는 비극적인 현실과 그 현실을 마주하는 인물의 내면에 가슴을 먹먹함을 느끼게 한다. '구'와 '나'의 사랑, 그리고 '구의 증명'이라는 아이러니한 제목이 계속해서 머릿속을 맴돌게 한다.
구의 증명은 단순히 연인의 죽음을 다룬 비극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이는 사랑의 본질, 상실의 고통, 그리고 기억의 힘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에게는 위로를, 그리고 삶의 유한함 속에서 사랑의 가치를 되새기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는 깊은 여운을 남기는 책으로 기억될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