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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
5.0
  • 조회 236
  • 작성일 2025-05-31
  • 작성자 정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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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토를 죽인 까닭은 이토를 죽인 이유를 발표하기 위해서다.

1909년 하얼빈은 두 문명이 충돌했다. 그 파열음은 총성으로 울려퍼졌다.
코레아 후라를 외친 한국인의 외마디 울림은 하얼빈을 넘어 한반도, 일본, 러시아를 넘어 총성보다 더 멀리 퍼졌다.

저자의 글은 거칠다. 날 것 그대로의 단어는 담담히 당시의 현장으로 우리를 안내할 뿐 어떠한 미사도 보태지 않는다.
우리가 을사조약 이후 구한말의 시대상을 그리기는 어렵다.
단지 전해내려오는 구전이나 드라마나 영화에서 연출된 장면을 보고 유추할 뿐이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부끄러운 역사의 모습을 애써 외면할뿐이다.

나라를 잃는 다는 그 엄청난 일은 분명 그 엄청난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일본의 야욕은 차치하고 우리는 그 야욕을 막을 힘도 정치도 경제도 없었다.
권력가들은 치국보다 보신에만 힘썼으며 허울좋은 문자는 서슬퍼런 총칼을 막지 못했다.
외세의 침략을 막기는 커녕 서로를 약탈하고 명분만을 쫓을뿐 누구도 백성의 실리는 챙기지 못했다.

이토는 어떠한가.
이토는 우리 땅에서 청과 전쟁을 벌리고 러시아를 무릎꿇여 동아시아에 일본패권을 공고히한 인물이다.
그는 수만의 무고한 생명을 빼앗았지만 신사에 올리는 기도로 소임을 다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스스로 세운 정치가 신념이되고 그 신념이 종교가 되었으며 권세를 더헤 모두의 지지를 얻게 된 것이다.

안중근은 이토와 대척에 있다.
어쩌면 그 둘사이의 간격은 그 거리를 측정하는 것 조차 무의미할 정도로 멀었다.
하지만 그 요원한 두 점은 안중근과 이토가 내딛는 발자취를 따라 두개의 선으로 이어졌고
그 두개의 선은 하얼빈에서 교차했다.
평행으로 내딛던 선이 하얼빈에서 만난 것이다.

안중근은 천주의 아들이다. 하지만 이토가 세속의 이치를 스스로 종교화 했다면 세속의 이치를 위해 천주의 교리를 벗어났다.
무엇이 정도인가. 안중근도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물었을 것이다.

무엇이 정의인가 묻는다면 주저없이 안중근을 선택할 것이다.
무엇이 실리인가 묻는다면 그 답은 선뜻 목소리가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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