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처음 읽는 한국 현대철학은 한국철학사상연구회가 기획하고 엮은 책으로, 한국 현대철학의 흐름과 쟁점을 개괄하면서도 깊이 있는 사고를 유도하는 입문서다. 책의 제목처럼 "처음 읽는" 독자, 즉 한국 현대철학에 생소한 이들도 철학적 사유의 흐름에 무리 없이 입문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책은 일제강점기부터 현재까지 한국 철학의 전개 과정을 다룬다. 함석헌, 박종홍, 이현구 등 한국 철학사의 주요 인물들을 통해 시대적 맥락과 철학적 사유의 발전 과정을 조망하고, 서구 철학과의 접점을 분석함으로써 한국 철학의 정체성과 독자성을 탐구한다. 특히 서양철학의 수용과 비판, 그리고 전통사상의 재해석이라는 이중적 움직임은 한국 현대철학의 핵심 동인으로 제시된다.
이 책의 강점은 단순한 인물 중심 서술을 넘어서, 각 철학자들의 사상이 어떻게 한국 사회와 현실 문제에 응답했는지를 보여주는 데 있다. 예컨대 유교의 현대적 재구성이나 해방 후 실존주의 수용, 민주화 운동과 철학의 관계 등이 풍부한 사례와 함께 제시되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한국 사회의 격동기 속에서 철학이 현실에 어떤 방식으로 개입했는지를 탐색하는 과정은, 철학이 단지 학문이 아니라 삶과 현실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물론 입문서인 만큼 학술적 깊이에 한계가 있을 수 있으나, 그 대신 각 장의 말미에는 더 깊이 있는 학습을 위한 참고문헌과 질문이 제공되어 자기주도적인 학습의 길을 열어준다. 또한 사상사에 머무르지 않고 철학의 실천성과 시대성과 관계성을 짚어낸 점에서, 단순한 역사 기술을 넘어서 현재의 철학적 질문으로 이어지는 다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결론적으로 처음 읽는 한국 현대철학은 한국 철학에 입문하려는 독자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우리 사회와 전통, 철학을 연결짓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사고의 지도를 제공하며, 철학이란 삶과 사회를 성찰하고 바꾸려는 지속적 노력임을 일깨운다. 단순한 이론서가 아니라, 우리 시대에 철학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