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공자도 이해할 수 있는 AI 지식: 10만 부 기념 개정판』은 제목 그대로, AI를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입문서다. 인공지능이라는 주제는 원래 어렵고, 딥러닝이나 머신러닝 같은 단어만 들어도 거부감부터 생기기 쉬운데, 이 책은 그런 문턱을 확 낮춰준다. 최대한 쉬운 언어를 쓰고, 핵심 개념은 그림과 예시로 풀어낸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이해’에 집중했다는 점이다. 단순히 용어를 정의하거나 기술의 원리를 설명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것이 실제로 어떻게 쓰이는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까지 연결해 설명한다. 예를 들어 유튜브 추천 알고리즘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챗GPT가 무슨 원리로 대화를 이어가는지 등을 일상적인 맥락 안에서 보여준다. 그래서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이거 나도 아는 건데?”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개정판에서는 최신 기술 동향이 반영된 것도 눈에 띈다. GPT-4, 생성형 AI, AI 윤리 이슈 같은 2020년대 이후의 기술 트렌드가 포함되어 있어서, 최근 뉴스에서 본 것들이 왜 중요한지 알 수 있게 된다. 예전 버전보다 내용이 훨씬 다채롭고, 지금 시점에서 봐도 전혀 낡지 않은 설명이 강점이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건 풍부한 일러스트다. 300컷이 넘는 그림이 각 개념마다 함께 들어 있어서, 글로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을 쉽게 소화하게 만들어준다. 정진호 작가의 일러스트는 단순한 삽화가 아니라 정보 전달을 위한 시각적 장치로 잘 작동한다. 특히 머신러닝과 딥러닝의 차이, 알고리즘의 흐름 같은 걸 설명할 때 큰 도움이 된다.
서술 방식도 부담 없다. 기술서를 읽는 느낌보다는 누군가 친절하게 말로 설명해주는 느낌에 가깝다. 문장이 간결하고, 전문 용어도 꼭 필요한 부분만 사용하며, 가능하면 쉬운 말로 풀어 쓰려는 노력이 느껴진다. 그래서 기술에 대한 사전 지식이 전혀 없어도 읽는 데 어려움이 없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AI가 가지는 사회적 문제나 철학적 질문들—예를 들면 데이터 편향, AI 윤리, 노동의 변화 같은 이슈—는 다소 가볍게 지나가는 편이다. 책의 성격상 깊이 있는 비판보다는 개념 이해와 기술 소개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생기는 한계다. 그래도 입문서로서 이 정도면 충분하다. 그다음 공부를 이어갈 발판으로는 아주 훌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