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공지사항 FAQ QnA
  • New Arrival
  • BestBooks
  • Category
  • Book Cafe
  • My Books
  • 후기공유
  • 읽고 싶은 책 요청
이방인(세계문학전집266)(개정판)
5.0
  • 조회 308
  • 작성일 2025-07-02
  • 작성자 성민제
0 0
비 오는 오후, 잿빛 하늘과 창밖을 때리는 빗소리는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과 어울린다. 책장을 넘길수록 마치 그 빗소리마저 뫼르소의 침묵과 무관심을 대변하는 듯했다. 뫼르소는 어머니의 죽음에도 눈물을 흘리지 않고, 사람들과 감정을 교류하려 하지 않는다. 그는 타인의 시선과 사회적 도덕규범에서 한 발짝 비껴나있다. 처음엔 그런 무감정한 태도에 거리감을 느꼈지만, 점점 나는 그 안에서 인간 존재의 본질적인 허무와 진실함을 보게 되었다.
비가 내리는 풍경은 소설 속 알제리의 작열하는 태양과는 정반대지만, 둘 다 뫼르소의 세계를 구성하는 자연의 무심함이라는 점에서는 닮아 있다. 카뮈는 뫼르소를 통해 '부조리'를 말한다. 세상은 우리가 기대하는 질서나 의미를 주지 않으며, 그럼에도 인간은 계속해서 의미를 찾으려 한다. 뫼르소는 그런 부조리를 받아들이고, 끝내 죽음을 앞두고서야 삶의 찰나적인 아름다움을 인정한다. 그는 세계가 의미 없음을 깨달은 뒤에야 진정한 자유를 얻는다.
나는 이 책을 덮으며, 우리 삶도 결국에는 뫼르소처럼 수많은 무의미 속에서 버티는 일인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사회적 역할, 감정 표현, 기대되는 행동들이 어쩌면 '연기'일지도 모른다는 자각은 씁쓸하면서도 동시에 위안이 되기도 한다. 인간 존재에 대해 고민하는 때에, '이방인'은 내게 '진실하게 살아간다는 것은 무언인가'라는 오래된 질문을 다시 던져준다.
뫼르소의 무감정함이 단순한 냉소나 결핍이 아니라, 오히려 세상과의 불화속에서 얻은 일종의 정직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기만하지 않는다. 슬퍼하지 않을 때 억지로 슬픈 척하지 않고, 사랑하지 않을 때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우리 사회는 감정을 '올바르게' 표현해야만 정상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뫼르소는 그런 기대에 굴복하지 않는다. 그는 세상이 부여하는 의미를 받아들이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자기 삶에 더 솔직하다.
삶은 때때로 아무런 이유 없이 고통스럽고, 죽음은 언젠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카뮈는 이 부조리한 세계에서 도망치거나 거짓 희망에 기대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세상의 허상을 벗고, 자신만의 실존을 살아내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등록
도서 대출
대출이 불가능합니다.
취소 확인
알림
내용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