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공지사항 FAQ QnA
  • New Arrival
  • BestBooks
  • Category
  • Book Cafe
  • My Books
  • 후기공유
  • 읽고 싶은 책 요청
싯다르타(세계문학전집58)
5.0
  • 조회 217
  • 작성일 2025-07-30
  • 작성자 강혜민
0 0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는 인간 존재의 본질, 깨달음, 자아 탐색에 대한 깊이 있는 사유를 담은 소설이다. 제목인 싯다르타는 역사적 인물인 석가모니와는 다른 허구의 인물이지만, 그가 겪는 여정은 우리 모두의 내면 여정과 닮아 있다. 싯다르타는 삶의 의미를 찾아 고행과 쾌락, 무소유와 풍요, 스승과 독립, 자연과 인간 세계를 두루 경험하며, 지식이 아닌 ‘삶 그 자체’를 통해 깨달음에 도달한다.



소설은 어린 시절 브라만 계급의 아들로서 부족함 없이 자란 싯다르타가 기존 종교적 체계에 의문을 품으며 시작된다. 그는 아버지의 뜻을 거슬러 사문이 되며, 쾌락을 부정하고 고행을 택한다. 하지만 극단적인 금욕도 그를 만족시키지 못한다. 이후 그는 고타마 붓다를 만나지만, 붓다의 가르침조차 ‘타인의 진리’일 뿐 자신만의 해답은 될 수 없다고 느낀다. 이 장면은 특히 인상 깊었다. 우리는 종종 타인의 위대한 말과 지식을 무조건 받아들이고 그것이 진리라고 착각한다. 하지만 싯다르타는 ‘깨달음은 가르침으로 전해질 수 없다’는 진실을 스스로 체득하며, 자신의 길을 가기로 결심한다.



이후 싯다르타는 상인 카마스와미 밑에서 일하며 부와 쾌락의 세계에 빠져든다. 여기서 그는 사랑과 돈, 욕망의 무게를 온몸으로 겪고, 그것이 자신을 어떻게 무너뜨리는지를 깨닫는다. 결국 삶에 대한 환멸과 지침 속에서 그는 모든 것을 버리고 강가에 이른다. 이때 강은 단순한 자연물이 아니라, 인생과 존재, 시간과 진리를 상징하는 상징적 공간으로 등장한다. 강의 흐름은 과거와 현재, 미래가 따로 존재하지 않으며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깨달음의 계기가 된다.



특히, 강가에서 겪는 조용한 삶과 뱃사공 바수데바와의 교류는 이 소설의 백미다. 말이 많지 않은 바수데바는 ‘가르침’ 대신 ‘함께 살아냄’으로 싯다르타에게 영향을 준다. 그는 말보다 귀를 기울이는 삶을 살며, 존재 자체로 가르침이 되는 인물이다. 이 대목에서 나는 ‘지식’이 아닌 ‘지혜’, 말이 아닌 ‘침묵’의 힘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가 참된 이해에 다가갈 때는 말이 아니라, 삶 그 자체를 통해서이며, 그것은 대개 조용한 관찰과 경험에서 온다는 메시지가 깊이 와 닿았다.



싯다르타는 결국 강과 하나 되는 순간, 세상 모든 고통과 환희를 초월한다. 아들에 대한 집착조차도 흐름에 맡기며 내려놓는 장면은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얼마나 많은 집착이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싯다르타는 모든 것을 겪고서야 진정한 ’공(空)’의 상태, 또는 삶과 하나 되는 깨달음의 경지에 이른다.



이 책은 단순히 한 인물의 삶을 따라가는 소설이 아니다. 철학과 종교, 심리학과 문학이 하나로 어우러진 깊이 있는 작품이며, 한 인간의 성장 이야기이자 우리 모두가 겪는 내면의 여정이다. ‘진리’는 타인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겪고 체득해야 함을, 그리고 삶 그 자체가 스승이라는 사실을 이 책은 조용히, 그러나 강렬하게 말해준다.



『싯다르타』는 내게 ‘이해하려 하지 말고 느끼라’는 메시지를 전해준 책이다.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닌, 마음으로 체득하고 몸으로 살아내는 삶이야말로 진정한 깨달음의 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추구하지만, 진리는 어쩌면 늘 우리 안에, 우리 곁에 조용히 흐르고 있는 ‘강’ 속에 있었던 것은 아닐까.
등록
도서 대출
대출이 불가능합니다.
취소 확인
알림
내용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