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논어·맹자·대학·중용) 중 <맹자> 책은 맹자(기원전 372~289년)라는 개인의 사상을 담고 있다. <맹자> 책은 맹자가 직접 지은 것이라 추정하는 사람들도 있고, 맹자 사후 제자들이 편집한 책이라고 추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 내용은 맹자가 살았던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해서 맹자 개인의 사상을 전개한 것이다. 맹자는 공자의 제자를 자처하면서 유학의 도통을 세웠다. 즉 맹자는 요임금에서 시작하여 공자에 이르기까지 특정한 도가 전승되었다고 주장했다. 맹자에 의하면 그 도는 <왕도>이다. 왕도는 덕에 의한 정치이다. <맹자>는 왕도정치 즉 덕치에 관한 책이다. 또한 <맹자>는 덕치를 가능하게 하는 인간 본성으로서 선한 본성(성선)에 대해 역설한 책이기도 하다.
오늘날 <맹자>를 있게 한 데는 후한 사람 조기(109~201년)의 공이 크다. 상하로 나뉜 7편과 261개의 장으로 정리된 맹자의 체계는 조기가 수립했다. 맹자의 운명은 송대 이후에는 전혀 다른 것이 되었다. 성선설을 중심에 앉히고 인간과 세계를 포괄적으로 설명하는 관념론을 전개했던 송대 정주성리학자들에게 맹자는 더없이 좋은 고전적 전거였다. 정이는 맹자를 논어·대학·중용과 함께 사서의 하나로 묶어 중시했으며, 주희는 여기에 주석을 달아 <사서집주>를 간행했다. 맹자는 논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유가의 경으로 승격된 것이다. 사서집주는 원대에 과거시험의 텍스트로 지정되었고(1313년), 반석처럼 단단해진 사서의 입지는 청말 과거시험이 폐지될 때(1905년)까지 흔들리지 않았다.
정주성리학자는 순자의 성악설을 부정하고 맹자의 성선설을 유학의 정통으로 세웠다. 정주성리학자들의 성선설은 그들의 이론체계 안에서 다시 해석된 것으로, 맹자에 있는 성선설은 아니었다. 정주성리학은 맹자의 성선을 <성즉리(性卽理)>로 해석했다. 즉 정주성릭학은 성(性)을 단지 선하다고 한 것이 아니라 우주적 질서를 의미하는 이(理)에 필적하다고 선언했다. 그 이론에 의하면, 전 우주에는 이(理)가 관통하고 있으며, 이(理)가 있기 때문에 만물이 존재하며 또 일정한 궤도에 따라 운동한다. 그 이(理)는 인간의 본성으로도 존재하고 작용한다. 그것이 이들이 말하는 <성은 선하다>가 갖는 의미이다. 타고난 성이 선하다는 의미를 그 정도까지 확장한 데는 마음을 우주 구성의 주체로 설정한 불교의 영향이 컸다. 불교의 발전을 저지하며 유학의 부흥을 꾀했던 송대의 유학자들은 마음의 위대성을 인정하면서 맹자를 떠올렸다. 맹자가 말하는 마음은 인륜이라는 질서 구성능력을 가졌으므로 불교에서 말하는 공(空)한 마음과는 다르다고 생각했다. 이 마음은 우주질서의 구성능력이므로 존재 전체를 포괄하면서, 또한 현실에 땅을 딛고 사는 인간의 마음이라는 점에서 구체적인 것이었다. 달리 말한다면, 마음은 불완전함을 노정하는 허약한 개체의 주체이지만, 또한 세상의 질서를 실현할 우주적 주체이기도 했다.
맹자는 왕도정치와 성선설을 뼈대로 하지만, 다른 부분이 더 눈에 들어올 수 있다. 맹자는 혁명의 주장을 담고 있는 책이기도 하다. 맹자가 유학의 경으로 승격되면서 맹자가 옹호하는 혁명의 정당성은 권력자들에게 훨씬 위협적인 것으로 다가왔다. 혁명의 주장을 담고 있는 책으로서 맹자가 겪은 고초는 명대에 절정을 달했다. 명태조 주원장(1328~98년)에 의해 맹자는 금서로 지정되고 한때 맹자의 위패는 공자 사당에서 축출되기까지 했다. 흔히 유학은 군주제도하의 엘리트 독재를 정당화하고 그 엘리트 독재의 관리자들을 위한 이념을 제공했다고 평가된다. 도덕성을 존재론적 차원에서 설명한 <성선설>, 현실에서 도덕적으로 우열을 가르는 교육과 수양, 도덕적 능력에 따른 치자와 피치자의 분업 등, 맹자는 엘리트 독재를 정당화하는 중요한 논리적 틀을 제공했다. 맹자가 제시하는 정치이념은 대립하는 두 가지 성격을 반영한다. 그것은 통치권력에 협력하고 동시에 통치권력을 견제하는 두 역할이다. 맹자가 제시하는 정치체계는 군주 일인독재를 허용하지 않는다. 맹자가 주장하는 이성적인 정치는 왕도이고 이는 정치주체의 유덕함을 요구한다. 정치는 군주와 신하의 협업에 의해 이루어진다.
<혼군을 만난 세상의 필독서>는 이러한 맹자의 사상을 원문을 통해 직접 만나고, 그 핵심을 스스로 탐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 위해 한문의 구조와 논리를 최대한 보존하며, 글자마다 그 의미를 소홀히 하지 않는 직역 방식을 채택했다. 이를 통해 고전의 맥락과 의미를 전달하려는 저자의 열망을 느낄수 있다. 원문의 논리적 흐름과 구조를 그대로 따르며, 한 자 한 자의 의미를 직역 방식으로 접근했을 때야 비로소 고전의 깊이와 숨결이 살아남을 깨달을 수 있다. 이 책이 이러한한 직역 번역 방식으로 맹자의 철학을 재조명하는 계기를 제공하고, 현대적 관점에서 그 가치를 성찰하는데 도움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