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상하게 마음을 내어주는 일보다 내어준 마음을 거두는 일이 더 어렵게 느껴졌다."
저 문장에 왠지 많은 공감이 됐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을 제 멋대로 조절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마음을 내어주는 일도 그렇지만 거두는 일은 더더욱 그렇다. 나의 경우 어떤 대상을 막 좋아하기 시작할 때 그 마음을 끊어내는 건 오히려 쉬웠다. 봐야할 때 안 보고 생각날 때 의도적으로 다른 일을 하면 그나마 멀어질 수 있었다.(그러나 그 역시 시간이 길어지면 어렵긴 하지만.) 그러나 이미 깊어진 마음을 끊어내는 건 어떤 노력을 해도 쉽지 않다. 심지어 그 대상에게 크게 실망할만한 일이 있었는데도 한 번 내어준 마음을 단숨에 거두어들이는 건 정말 어려웠다.
사랑이라고 해야 할까 애착이라고 해야 할까 고민되는 감정을 느낀 적이 살면서 딱 두 번 정도 있는데, 물론 그 시작은 가벼운 마음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함께하는 시간이 쌓이고 내가 마음을 내어준 대상에 대해 아는 것이 늘어가면 갈수록 그에 대한 집착 비슷한 감정이 동반되었던 것 같다. 그 대상이 사람인지 동물인지 물건인지는 중요하지 않고 그저 내가 마음을 내어주고 완전히 내 안으로 끌어들였다는 사실만으로 그런 애착 비슷한 감정이 형성되었다는 게 신기하면서도 두려운 순간들이 있었다. 그러니까 단순히 좋아한다는 감정과는 달리 그 대상이 사라지면 혹은 나와 멀어지면 안 될 것 같은 불안함이 동반되는 마음이었던 것이다. 조금 거리를 두려고 노력해도 사람 마음이라는 게 그렇듯 의식한다고 해서 조절할 수 있는 게 결코 아니었다.
예전에 보았던 출처도 기억나지 않는 글이 있는데, '마음 속에 결핍(이 책에서 표현하는 결함과 비슷한 결이라고 생각한다.)이 있는 사람일수록 특정 대상을 향한 의존도나 집착이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누군가(또는 무언가)를 마음을 다해 사랑하게 되는 일이 정말 드문데, 한 번 사랑하게 되면 나조차 좀 힘들어질 정도로 걷잡을 수 없어졌던 경험이 있다. 내 하루의 모든 시간과 내가 쏟을 수 있는 모든 마음과 심지어는 금전적인 측면으로까지 모든 게 그 대상을 위주로 돌아가는 거다. 그에 대해 친구들과 의논하며 농담 삼아 이건 고칠 수 없는 불치병 같은 거라고 웃어 넘긴 적이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어쩌면 사랑과 결핍(결함)은 동반될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