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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개정판)
5.0
  • 조회 214
  • 작성일 2025-07-29
  • 작성자 박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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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는 총 3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그리고 '나무불꽃'이다.

'채식주의자'의 화자는 어느 날 꿈을 꾸었다면서 갑자기 엄격한 채식을 시작한 아내를 관찰하는 남편이다.

아내와 결혼한 이유가 '특별한 매력이 없는 것과 같이 특별한 단점도 없어 보였기 때문에 편했다는 남자다. 즉, 그저 남들 하는 결혼이라는 것을 자기도 해야 하기에 자기가 편할 것 같은 적당한 여자를 골랐을 뿐이다.

아내에 대한 애정도 존중도 없다.

5년이나 같이 산 아내가 왜 채식주의자가 되었는지 그 이유를 알아볼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

소설이 진행될수록 남편의 캐릭터가 점점 분명해진다.

독자는 아내의 채식의 원인이 궁금하지만 화자인 남편을 통해서는 알 도리가 없다.

그래서 작가는 아내의 입장에서 그것도 1인칭 시점으로 힌트를 준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에 가까운 것은 그녀가 아홉 살에 경험했던 어떤 사건이다.

아무렇지 않았다고 했지만, 많은 세월이 흐른 후 사소한 일로 인해 되살아났다.

그것도 꿈이라는 무의식의 발현을 통해서

아내의 기이한 행동에는 다른 원인들도 있다.

폭력적인 방법으로 아내의 채식을 끝내려던 장인의 행동은 파국을 불러온다.


'몽고반점'의 화자는 채식주의자가 된 영혜의 형부다. 즉, 언니 인혜의 남편이다.

영상 작업을 하는 아티스트인 남자는 인내심 강하고 능력 있는 아내 덕에 가정 경제의 책임에서 벗어나 자기가 하고 싶은 예술을 추구하는 팔자 좋은 사람이다.

그는 잘 다듬어진 무용수들의 몸과 움직임은 외설스럽고 천박하다고 경멸한다.
'빠지기 시작한 머리털을 야구모자로, 제법 늘어진 아랫배를 점퍼로 가린 중년의 남자는 자신이 한다면 예술이라는 이상한 논리와 명분이 등장한다.

즉, 남이 하면 외설이고 자신이 하면 예술이 된다는 혼자만의 신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아내에게서 처제의 엉덩이에 몽고반점이 남아 있다는 말에 꽂혀서 예술혼을 불태운다.

늙은 장모의 주름지고 볼품없는 엉덩이의 몽고반점이었다면 달랐겠지만 말이다.

남자는 아내에게 들킬까 봐 두려워하기도 하고 도덕적으로 괴로운 척도 하지만 멈출 수 없다.

심지어 다섯 살 어린아이를 홀로 방치하고 달려간다.

결과적으로 그가 추구한 예술은 추문으로 남게 된다.

'몽고반점'도 캐릭터의 빌드업이 인상적이었다.

왜 이 이야기가 필요했을까 생각해 봤다.

<채식주의자>에서 가장 논란이 되었던 소설이다.

결국 마지막 작품인 '나무불꽃'으로 건너가기 위한 징검다리 같았다.

영혜는 꽃을 넘어 나무가 되고 싶어하고 남편과 헤어진 언니 인혜는 자기 자신의 깊은 내면을 들여다본다.


'나무불꽃'의 화자는 영혜의 언니, 인혜다.

그녀는 채식주의도 모자라서 이제는 아예 꽃을 피우고 나무가 되겠다고 모든 식음을 전폐한 동생 영혜를 병원에 강제입원시켰다.

인혜는 정신이 온전치 못한 영혜를 예술이라는 명분 하에 이용한 남편과는 결별했다.

'몽고반점'의 마지막 장면도 '나무불꽃'에 등장한다.

공포는 아내에게 현장을 들키는 바람에 '더 고요하고 더 심오하고 더 매혹적이고 더 깊은 예술'을 한다는 환상이 깨지면서 현실에서 자신이 감당해야 하는 비난과 책임을 깨달았을 때 가장 어울리는 감정이다.

참 비겁하다.

그 이후에 막장 드라마 같은 전개가 아니어서 다행스러웠다.

인혜가 19살부터 열심히 일해 자수성가한 사람이었다는 설정이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 같다.

만약 남편의 도움 없이는 다섯 살 어린 아들을 양육하지 힘든 경제적 능력이 전혀 없는 사람이었다면 동생을 병원에 집어넣고 일상을 되찾으려 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인혜는 이제 나무가 되겠다며 거식 중세를 보이며 죽어가는 동생 영혜를 보며 폭력적인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떠올린다.

그때도 영혜는 아홉 살이다.

인혜는 구급차에 영혜를 싣고 병원을 나오면서 말한다. 어쩌면 꿈인지 모른다고. 그렇게 '채식주의자'에서 영혜의 꿈처럼 인혜도 이 모든 것이 꿈인지 모른다고 스스로를 달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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