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스스로를 주인공이라 생각하고 이런 개체 중심의 사고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리처드 도킨스는 이기적 유전자에서 전혀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인간은 유전자의 생존 도구에 불과하다고. 우리는 '이기적인 유전자'의 껍데기일 뿐이라고. 리처드 도킨스는 이기적 유전자 초판 서문에서 "우리는 생존 기계다. 즉, 우리는 유전자로 알려진 이기적인 분자를 보존하기 위해 맹목적으로 프로그램된 로봇 운전자라고 말한다. 매우 냉정한 표현이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바는 간단하게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유전자가 만든 생존 기계라는 것, 그 유전자는 수백만년의 치열한 생존 경쟁 속에서 살아남았고, 그 생존전략의 본질이 이기주의다.
이기적인 유전자라는 제목이 매우 도발적이지만, 리처드 도킨스가 말하는 '이기적'은 윤리적 가치판단이 아니고, 유전자는 자신의 복제를 위해 가장 효과적인 행동을 선택한다는 뜻이다. 유전자가 ‘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복제자 중에서 ‘자기 자신’을 유지하기 위한 메커니즘을 통해 자연선택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다.
결국 살아남는 것은 ‘가장 이기적인 유전자’가 아니라 ‘가장 잘 복제되는 유전자’다. 유전자의 시각에서 보면 이타적인 행동도 감정적인 행동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하는 행동이다. 이런 행동이 유전자의 생존이나 복제를 돕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벌이나 개미 같은 사회성 곤충은 자신을 희생하며 공동체를 위해 헌신한다. 이런 행동이 자신의 유전자를 퍼뜨리는 효과를 낸다.
심지어 인간의 부모 본능, 형제 간의 우애, 심지어 친구 간의 신뢰도 유전자 복제와 생존에 이로운 방향으로 진화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은, 감정의 근원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우리는 왜 누군가를 도와야 한다고 느끼는가? 유전자의 관점에서 보면, 그건 생존을 위한 정교한 메커니즘일 수 있다.
도킨스는 문화적 정보를 복제하는 단위로 밈이라는 개념을 제시하였다. 밈 역시 경쟁과 선택의 원리에 따라 살아남거나 사라진다. 결국 우리 삶을 구성하는 다양한 관념들도 결국 생존과 전파의 경쟁 속에서 살아남는 것이라고 도킨스는 주장한다. 『이기적 유전자』는 단순한 과학서가 아니고, 생물학적 진화 이론을 바탕으로, 인간 존재에 대해서 묻는 철학적인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