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을 읽고 꽤 오래 여운이 남아서 2권을 읽기 시작할 떄 기대가 컸다. 전편이 인류와 외계 문명 사이의 접촉을 다뤘다면 이번엔 그 접촉 이후 인류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에 집중한다. 그리고 그 선택이란 게 생각보다 훨씬 무겁고 차가웠다. "우주는 암흑의 숲이다"라는 설정은 정말 강렬했다. 생존을 위해 누구든 먼저 쏴야 한다는 그 논리는 이해는 되지만, 받아들이기엔 꽤 괴로웠다. 인류가 맞닥뜨린 우주는 우리가 상상하던 것처럼 경이롭고 평화로운 공간이 아니라, 침묵하고 긴장된 전장의 느낌이었다.
특히 뤄지라는 인물은 처음엔 다소 무기력하고 별 존재감 없어 보였는데, 갈수록 그가 어떤 사람인지, 왜 중요한 인물인지를 알게 되면서 보는 내내 몰입하게 됐다. 영웅처럼 포장되지 않아서 더 인간적으로 느껴졌고, 오히려 그런 점이 인류의 운명을 짊어지는 인물로서 더 설득력이 있었다. 책 후반부에 드러나는 그의 결정은 무거웠지만, 동시에 깊은 여운을 남겼다. 인간이 감정과 윤리를 버리고 생존을 선택해야 할 때 어떤 얼굴을 하게 되는지, 그걸 뤄지가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가끔은 냉정함이 가장 인간적인 선택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2권은 1권보다 훨씬 스케일도 크고 무게도 있다. 외계 문명이 무서운 게 아니라, 그걸 마주한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느냐가 더 무섭게 다가왔다. 전쟁 협상, 속임수, 생존 등등 등기엔 거창하지만 결국 인간 사회에서 늘 반복되어온 문제들이 우주로 확장된 느낌이었다. 결국 SF라는 장르가 다루는 건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의 본질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소설임에도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느낌이 들었던 건, 그 안에 담긴 인간 심리의 냉정함 때문이었을 것이다.
암흑의 숲은 단순한 SF가 아니라, 우리가 믿고 있던 평화나 윤리 같은 것들이 어디까지 유효한가를 묻는 이야기였다. 읽고 나서 마음이 편하진 않았지만, 그런 불편한 덕분에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이제 3권에서는 이 긴장감이 어떤 방식으로 마무리 될지, 기대 반 두려움 반의 마음으로 3권을 보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