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을 보면 20대 후반의 나에게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이 책은 부동산 투자를 위한 정보 수집이라면 모를까, 도시 계획의 역사라니 잘 와닿지 않는 책인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오히려 나라는 사람을 정확히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단순한 역사적 사실의 나열을 넘어, 서울이라는 거대 도시가 어떻게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는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흔적을 담고 있다. 특히 5권에서는 특정 시기의 서울 도시 계획에 대한 심도 깊은 분석이 이루어지는데, 저자의 방대한 자료 조사와 해박한 지식은 마치 내가 그 시대의 도시 계획 담당자가 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빽빽한 아파트 숲과 끝없이 이어지는 도로망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지금의 서울이, 과거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갈등, 그리고 크고 작은 실수 속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책 속에는 개발과 보존, 효율과 삶의 질이라는 끊임없는 딜레마 속에서 최적의 해답을 찾아 나가는 과정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때로는 탁상공론에 그치는 정책이 아닌, 실제 시민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결정들이 얼마나 신중하고 책임감 있게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기도 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도시 계획이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을 넘어,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삶과 문화, 그리고 미래를 형성하는 거대한 틀이라는 점을 끊임없이 강조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부동산'이라고 부르며 자산 증식의 수단으로만 여기던 서울의 건물들과 땅들이, 사실은 수많은 사람들의 땀과 눈물, 그리고 꿈이 스며든 공간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퇴근길, 익숙하게 지나치던 건물과 거리들이 마치 살아있는 역사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 책은 단순히 서울의 역사를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우리가 지향해야 할 도시의 모습은 무엇이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금융이라는 좁은 시야에 갇혀 있던 나에게, 이 책은 도시와 인간의 관계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하며 사고의 지평을 넓혀주었다. 앞으로 서울의 도시 공간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은 분명히 달라질 것이다. 이 책은 바쁜 도시인들에게 서울이라는 도시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 볼 기회를 제공하는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