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희 작가의 『대온실 수리 보고서』는 창경궁 대온실의 보수공사를 기록하는 ‘수리 보고서’를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개인의 기억과 역사를 복원해가는 서사이다. 주인공 영두는 석모도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서울 원서동으로 돌아와 대온실 보수공사에 참여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그녀는 어린 시절의 상처와 마주하고, 잊고 지냈던 인물들과 재회하며, 자신과 주변 인물들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된다.
작가는 창경궁 대온실이라는 실제 공간을 배경으로,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 한국 근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섬세하게 엮어낸다. 특히, 대온실의 건축과 보수 과정을 통해, 개인의 상처와 역사를 수리하고 재건하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그려낸다. 이는 독자에게 과거의 아픔을 직시하고, 그것을 치유해나가는 과정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등장인물들의 관계 또한 이 소설의 큰 매력 중 하나이다. 영두와 조카 산아, 하숙집 주인 문자 할머니, 첫사랑 순신 등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며, 각자의 상처와 비밀을 지니고 있다. 이들의 이야기는 서로 얽히고설키며, 독자로 하여금 인간관계의 복잡성과 그 안에서 피어나는 따뜻함을 느끼게 한다. 소설 속 등장인물 하나하나마다 서사가 있어서 읽다 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그들에 대한 깊은 애정이 생긴다.
김금희 작가는 특유의 섬세하고 감각적인 문체로, 인물들의 내면을 촘촘하게 그려낸다. 대사는 절제되어 있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깊고 여운이 크다. 특히, 영두와 산아의 대화는 유머와 따뜻함이 어우러져, 독자에게 큰 감동을 선사한다.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선사하는 여운이 오래 남는 책이다.
『대온실 수리 보고서』는 단순한 역사소설을 넘어, 개인의 상처와 기억, 그리고 그것을 치유해나가는 과정을 담아낸 작품이다. 작가는 이를 통해, 우리가 외면해온 과거의 아픔을 직시하고, 그것을 극복해나가는 용기와 희망을 전달한다. 이 소설은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주며,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작품이다. 아직 이 책을 읽어보지 않았다면,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